공수처 폐지 목소리 커지는데도...'수뇌부 교체' 카드만 솔솔

조국 사태 이후 검찰권 견제라는 목적으로 정부여당에 의해 만들어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정치 편향 논란 가운데 총체적 무능까지 보여 국민들로부터 비웃음을 사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능'이라는 오명 밖엔 얻지 못했다는 혹독한 평가가 나온다.

5일 공수처에 따르면 김진욱 처장은 취임사에서 "여당 편도 야당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들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야권 표적 수사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규원 검사의 허위 보고서 작성 사건,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방해 의혹 사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제보 사주' 의혹 사건 등 여권을 향한 수사로 평가받는 사건에는 진전이 없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피의자로 입건한 사건 4건 중 3건에 대해서만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진행한 이들 수사에서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해 불신만 자초하는 일도 반복됐다. 반복된 손준성 검사의 체포·구속영장 기각과 법원이 위법부당하다며 취소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 압수수색 등이 대번에 꼽힌다.

핵심 피의자에 대한 잇단 영장 기각은 물론 공수처는 아직 단 한 명도 신병을 확보하거나 공소 제기를 하지 못했다. 

수사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이 '무능' 쪽으로 귀결되는 중이며, 절차적 위법 논란 속에 확보된 대검찰청 감찰부의 자료를 압수수색의 형식으로 받아 '하청 감찰' 논란까지 일으켰다. 일부 피의자는 공수처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김진욱 처장이 취임사에서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하며 인권친화적 수사를 하겠다"고 밝힌 각오가 무너져내리는 지점이다.

공수처 폐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 구성상 여대야소인지라 실제 폐지로 이어지긴 어렵다. 때문에 수뇌부 교체라는 카드만 솔솔 새어나오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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