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감소했던 북한의 불법 선박 간 환적이 최근 증가 추세

사진=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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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북한 선박들의 공해상 환적에 대해 미 국무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가 유류 수입에 제한을 두는 결의안을 연이어 채택하자 공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유류를 반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부터 눈에 띄게 선박 간 환적이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에 과거 불법 선박 간 환적에 연루됐던 북한 유조선 ‘새별’호가 포착됐다.

지난 23일 중국 산둥성 스다오 항에서 동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지점에서 선박의 위치가 잠시 동안 포착됐다. 그러나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꺼지면서 지도상에서도 사라졌다. 새별호는 과거 여러 차례 불법 활동에 관여한 전적이 있다.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새별호는 사실상 운항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새별호가 지난 2019년 2월, 9월, 11월 등에 중국 동중국해 타이완 인근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환적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도 같은 해 3월 새별호와 다른 선박이 선박 간 환적을 하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을 공개했다.

또한 미국 검찰이 올해 4월 싱가포르 국적자 소유의 선박 커리저스호에 대한 몰수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선박이 2019년 9월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새별호에 2871톤에 달하는 휘발유를 넘겼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선박 간 환적이 포착되지 않았던 새별호가 이번에 중국 근해를 다시 운항하는 장면이 확인되면서 관련 행위가 다시 재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VOA는 북한 남포의 항구에서도 연일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시설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11월 한달 동안 최소 10척의 대형 유조선이 드나든 흔적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7일과 28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약 70m 길이의 유조선이 해당 지점에 떠 있는 상태였다. 이 유조선이 정박한 시설은 바다 아래 내륙으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유류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캐나다 국방부를 인용해 10월 중순 이후 선박 간 환적장면이 포착된 선박이 24척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의 잘리나 포터 수석부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전화브리핑에서 최근 선박 간 환적 재개 조짐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VOA는 전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미국과의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강력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포터 부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관련 규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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