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못한 윤석열의 국민의힘 조기입당...안철수의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안철수가 윤석열 전화 기다렸지만, 연말엔 윤석열이 안철수 전화 기다릴 수도"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3지대에서의 독자 행보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는 일찍부터 양당의 합당 결렬을 시간문제로 봤다. 국민의힘이 보다 적극적이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안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조기입당이라는 최대변수에 따라 고민을 새롭게 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과 합당은 없을 것이라 밝히면서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향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치공학적 구도 가운데서 국민의힘이 더는 하기 어려울 중도 확장에 안 대표가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총장이 예상보다 빨리 국민의힘에 조기입당한 결과로 안 대표는 양당 사이의 제3지대를 독무대로 삼을 수 있게 됐다. 당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제3지대 확장에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서 "안 대표가 입장을 밝히셨기 때문에 이번 주중에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김 전 부총리와 더욱 적극적으로 접촉면을 넓히는 데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내년 대선은 여야의 대선후보들이 난립했던 2017년 대선 때와는 달리 여권의 단일후보와 야권의 단일후보가 일대일로 맞붙는 진검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이 같은 박빙의 선거에서 제3지대가 '캐스팅보트'로서 부상할 수 있다.

안 대표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는 김영환 전 국회의원은 최근 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까진 안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앞으로는 윤 전 총장이 안 대표의 연락을 기다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안 대표는 윤 전 총장 입당으로 인해 여당인 민주당으로 갈 중도와 호남의 표심을 국민의힘 바깥에서 일정 시점까지 버티며 최대한 붙잡을 수 있기를 고민한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 대선 정국에서는 1위 당이 박빙의 선거를 치르는 구도가 나타나기 때문에 제3지대에서 나타나는 후보는 당연히 엄청난 영향력과 결정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도"라며 "안 대표는 지난 10년간 제3지대에서 중도 지지층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히 크리라고 그렇게 예측한다"고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K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을 아직 적폐 세력으로 치부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이 계신다"면서 유권자의 40%가 양당 정치에 회의를 느낀 중도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은 "과거 적폐와 신적폐 세력과 차별화된 제3의 정당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조만간 대선 출마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 추진 때와 마찬가지로 전국을 순회하며 당원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합당 결렬로 국민의당 당내가 휘청이고 있어 이를 수습하는 것도 급선무다. 국민의당 당직자 등은 전날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 소식에 즉각 반발하며 줄지어 탈당했다. 국민의당 측은 추가 탈당은 더는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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