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개혁개방·국제 무역 규칙' 언급...보복관세 등의 강한 언사 없어
자동차 수입 확대, 관세 인하 등 트럼프에 화해 제스처라는 관측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 무역 규칙에 따른 투명성 제고'와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 등을 언급하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뒤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시 주석은 10일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진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 개막 연설에서 금융업 등에 대한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자동차 수입 관세 등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시주석이 발표한 내용에 미국의 강공에 맞불을 놓는 보복관세 등 반격조치나 강한 언사는 없었고 미국의 지적사항과 관련해 일부는 수용, 또는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데 중점을 뒀다.
시 주석은 "개혁개방이라는 중국의 제2차 혁명은 중국을 크게 바꿀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냉전 사고와 제로섬 게임은 진부하고 추세에 뒤떨어지며, 평화 발전을 견지하고 서로 협력해야만 공영 발전을 할 수 있다"며 "역사는 우리에게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고 폐쇄는 낙후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높은 수준의 무역 및 투자의 자유화와 편리화 정책을 실시하고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 건설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선 시 주석이 언급한 자유무역항은 하이난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어 "서비스업, 특히 금융업의 은행, 증권, 보험 등 외자 투자 제한 조치 완화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보험업의 개방 절차를 가속하고 외자 금융기구의 설립 제한을 완화하며 금융기구의 대중 업무 범위도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업종에서 외자 투자 완화를 추진하고 국제 무역 규칙에 따라 투자 환경의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면서 "지난 3월 시장감독관리총국을 설립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외자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에 대한 수정 작업도 마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지식재산권 보호도 강화할 것"이라면서 "국가지식재산권국을 재편해서 집행력을 강화할 것이며 이에 따라 외국 정부도 중국의 지재권을 보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올해 자동차 수입 관세를 상당히 낮추는 동시에 일부 다른 제품의 수입 관세도 낮출 것"이라며 "중국 인민의 수요를 고려해 관련 상품의 수입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 주석의 발표를 통해 중국은 ▲시장진입 규제 완화 ▲투자환경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적극적 수입 확대 방침을 강하게 천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시 주식의 연설을 통해 미국의 보복관세에 강하게 반발해 온 중국이 한 발 뒤로 물러서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