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교수 선임 두고 문재인 눈치보기, 경제계 일각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계 이슈 산적한 상황"
"경영계 대변자 '경총' 노동계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아닌가 걱정"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5대 상임 부회장에 관료 출신의 송영중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석좌교수(62)가 선임됐다.

경총은 6일 회장단 회의를 열고 송 석좌교수를 상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경총 회장단은 "저성장·고용,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인력수급 불균형,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노사문제에 경륜과 식견이 풍부하고 고용과 복지 문제에도 밝은 송 교수가 경총 상임 부회장으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송 교수를 상임 부회장으로 선택한 경총을 두고 경제계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송 신임 상임 부회장이 노동부에서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의 노동 전문가인 것은 맞지만 현 정부와 가까운 친노동 성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솔직히 우려가 된다"며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이슈에서 경영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경총이 노동계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총은 14년간 경영계 입장을 대변했던 김영배 전 상임 부회장의 사임 이후 부회장 인선에 난항을 겪어왔다. 후보자를 추천하는 전형위원회가 꾸려진 이후 세 차례 회의가 열렸지만 매번 결정이 보류되면서 문재인 정권이 친(親)정부 인사를 부회장으로 앉히기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는 '내정설'까지 나왔었다.

송 신임 부회장은 전남 장성 출생으로 1979년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노동부(현 고용노동부) 고용정책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관료 출신 경총 부회장은 경제기획원, 상공부 등에서 근무한 조남홍 3대 부회장(1994~2004년 재임) 이후 두 번째다. 1대 윤능선 부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2대 황정현 부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출신이었고 4대 김영배 부회장은 경총 내부 이사로서 부회장까지 승진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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