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안 난다"(3월29일) → "잘 생겨서 기억한다"(4월2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장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셀프 보상' 논란,
지난 2005년 측량 현장에 오 후보 있었다는 주장 뒷받침하는 내곡동 생태탕집 주인 부자(父子)
불과 며칠 사이에 증언 바뀐 사실 확인돼..."허위 주장으로 이회창 떨어뜨린 '김대업' 생각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지난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왔다가 자신의 생태탕 가게에 들렀다고 주장한 식당 주인이 사실은 “생각이 안 난다”고 말하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두고 “제2의 김대업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서 생태탕 가게를 운영했다는 황 모 씨는 지난 2일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2005년 오세훈 후보가 자신의 가게를 방문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의 내곡동 땅 문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캠프의 비서실장을 맡은 천준호 의원이 지난달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서울시가 오 후보의 처가 땅이 있는 내곡동 그린벨트 지역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받도록 해, 소위 ‘셀프 보상’을 받았다는 주장을 말한다.

이에 오 후보는 “나는 내곡동 땅 존재도, 위치도 몰랐다”며 1970년 부인이 결혼 전 상속받은 땅인데 투기 목적으로 40년 간 땅을 보유할 이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여권에서는 생태탕 가게 주인 황 씨의 증언을 내곡동 땅을 인지하지 못 했다는 오 후보의 주장을 직접 반박하는 카드로 전면에 내세우는 모양새다. 특히 황 씨의 아들은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은 캐주얼 단화를 신었다”며 가게 방문 당시 오 후보의 차림새를 설명하며 오 후보가 신은 단화의 브랜드명을 ‘페라가모’로 특정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서 생태탕 가게를 운영했다는 황 씨의 교통방송(TBS) 인터뷰 내용.(출처=TBS)
지난 2005년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서 생태탕 가게를 운영했다는 황 씨의 교통방송(TBS) 인터뷰 내용.(출처=TBS)

황 씨 부자(父子)의 증언이 나오자 민주당에서는 오 후보의 사퇴 요구가 나왔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식당 주인과 측량팀장, 경작인 등 측량 현장에서오 후보를 봤다는 일치된 증언이 나온다”며 “공직후보자의 거짓말은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여기에 반전이 생겼다. TBS 출연 나흘 전인 지난달 29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황 씨가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공개된 음성 녹음 내용에 따르면 황 씨는 “난 주방에서 일을 했다”며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랬던 것이 불과 며칠 만에 주장이 바뀐 것이다.

야권에서는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병풍 사건’으로도 불리는 ‘김대업 사건’이란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된 지난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부사관 출신의 김대업 씨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한 사건을 말한다. 김 씨 등의 허위 의혹제기는 당시 이 후보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조수진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생길 때마다 ‘김어준의 뉴스공작’은 당사자나, 익명의 ‘증인’을 내세워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옹호해 왔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인) 4월7일은 ‘김어준의 뉴스공작’의 폐업과 ‘상식 회복’을 선언하는 날”이라고 주장했다.

내곡동 생태탕 황 부자 건과 관련해 오 후보는 “얼마나 민주당의 주장이 허무맹랑하고,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하는 주장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는지가 언론을 통해 그 모순이 밝혀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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