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발효과 큰 관광산업이 우리 미래의 중요한 먹거리 산업
잠재관광수요는 크지만 관광수지는 매년 적자 면치 못해
의료관광, 자연의 관광 활성화 위해선 관광산업 규제 대폭 완화와 인프라 투자가 해결책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우리 경제성장률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이다. 최근 2~3%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으나 2020년대에는 2%, 2030년 이후에는 1%수준으로 둔화될 것이 전망된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됨에 따라 일자리 부족도 심화될 것이다. 금년 2월 청년 실업률은 10%이다. 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의 영향과 경직적 노동시장으로 인해 경제성장의 고용유발 효과는 낮아져 일자리 부족은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 고용을 뒷받침해온 제조업은 점차 고용유발효과가 떨어져 일자리 증가를 위해서는 고용유발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이 발달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관광산업이 미래의 중요한 먹거리 산업이라고 생각된다.

관광산업은 공해도 없으며 고용유발효과도 제조업에 비해 훨씬 크다. 소득탄력성도 매우 높아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소득이 높아지면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우리나라에 가까운 중국 등 동남아나 인도 등은 세계적인 인구대국이고 경제성장률 또한 매우 높은 나라들이다. 주변국 인구를 보면 중국 13억 8천명, 일본 1억 3천만명, 필리핀 1억명, 베트남 9천 6백만명, 인도네시아 2억 6천만명, 태국 6천 8백만명, 말레이시아 3천 1백만명, 인도 12억 8천만명 등 이다. 이들 국가들이 현재는 소득이 많지 않아 해외여행인구 비율이 높지 않으나 매년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하고 있어 향후 해외여행 인구는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공항에서 2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가 41개가 된다. 중국인이 1년에 1000만명씩 한국을 방문한다고 하면 평생 한번만 오더라도 중국 전체인구가 한국을 방문하는데 140년이 걸린다. 우리가 여건만 잘 조성하면 중국인 관광객만 1000만명이상 유치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관광수요는 엄청나게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관광수지면에서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7년 외국인 관광객은 1333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22.7%나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주요 요인이다. 참고로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은 2017년에 2900만명으로 전년대비 19% 늘어났다. 반면에 한국에서 해외로 나간 관광객 수는 2650만명으로 8.4% 증가하였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도 해외관광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관광수지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나타냈다. 관광수입은 133억 2370만 달러인데 비해 관광지출은 270억 7290만 달러를 나타내 137억 492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약 15조원에 해당하는 돈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관광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려면 당연히 관광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한국이 친절하고 볼 것, 즐길 것이 많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주로 한류 등에 힘입어 오는데 지역적으로는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대부분이고 20% 정도가 제주도를 찾는다. 그 밖의 지역은 미미한 수준이다. 서울의 경우 쇼핑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려면 여러가지 대책이 필요한데 예시적으로 몇 가지 제시해 본다. 우선 의료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기술은 세계적으로 수준이 높다. 우리 주변에 개발도상국의 많은 부유층들이 암 수술 등 병 치료를 위해 한국에 온다. 그동안 규제가 완화되었으나 아직도 원격진료 등 많은 규제가 남아있다. 의료관광객이 2014년 태국 260만명, 싱가포르 125만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34만명(2016년)에 불과하다. 각종 규제를 풀어 의료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 의료관광객은 다른 관광객에 비해 고용유발, 소비지출 면에서 효과가 훨씬 크다.

많은 볼거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3가 산지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을 관광자원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설악산의 Cable Car 조건부 건설허가가 지난 정부 적폐사업(?)이라며 중단될 위기에 처해졌다. 설악산에 서식하는 산양 28마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Cable Car는 안 된다는 것이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설악산을 왜 관광자원으로 활용 안하는가? 외국관광객, 노약자·장애인은 어떻게 설악산 절경을 구경할 수 있는가? 중국의 황산이나 스위스의 융프라우는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데 Cable Car가 없으면 누가 그곳을 가겠는가? 스위스에는 Cable Car가 2,000여개 있다고 한다.

껌을 길거리에 버리면 처벌하는 엄격한 싱가포르도 일자리 확보를 위해 대형 카지노를 2개 유치한 후 관광객이 수백만 명 증가하였다. 일자리가 부족하여 젊은이들이 결혼도 안하고 출산하지 않아 인구가 줄어들 판국인데 자연보호만 중요하고 일자리는 중요하지 않은가? 일본은 관광청을 만들어 관광육성에 노력하여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2020년 동경올림픽을 계기로 대형 카지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산업으로 관광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관광 인프라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전 건설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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