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김씨 사망 하루 만에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부인...앞길 창창한 20대 공무원이 갑자기 죽었는데?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20대 7급 공무원 김모씨가 지난 8일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와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씨의 죽음과 관련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황인석 서울시 대변인은 9일 유족 측과 함께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유족 측은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서울시에 전해 왔다"며 "현재 경찰이 이번 사건에 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고인의 경력 등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요소, 근거 없는 억측 등이 보도되지 않도록 협조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은 김씨가 사망한 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수 있었냐는 점이다. 서울시가 제대로 된 집단이라면 먼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어야 상식에 맞는 조치였을 것이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죽도록 열심히 공부해 7급 공무원이란 목표를 이룬 앞길 창창한 20대 여성이 별다른 이유 없이 자살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당시 "22살에 약 8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시험에 합격했다. 100일 동안 잠을 거의 자지 않고 7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다. 잠을 쫓기 위해서 카페에서 원두를 갈아달라고 한 뒤 그걸 한 숟가락씩 퍼먹으면서 공부를 했다"고 치열했던 공무원 시험 준비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 여부와 무관하게 김씨는 다소 과도한 업무를 홀로 맡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업무 분장표를 살펴보면 감사, 예산, 결산 및 주요 업무 계획·공무직 및 뉴딜 일자리 복무·급여·수당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여기에 더해 '기타 타직원에 속하지 않는 업무'도 맡았다. 자신을 현직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감당하기 힘든 업무량"이라고 지적했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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