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서구 4.56%, 동구 3.34% 상승...악성 미분양 아파트까지 분양 마감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집값 상승폭이 심상치 않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수도권 전역이 상승할 때도 오르지 않던 집값이 지난해 여름부터 꿈틀대더니 최근 두 달간 매맷값만 무려 6% 이상 급등한 것이다.

김포·파주 지역이 잇따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일산으로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도 있지만, 최근 서울·수도권 전세난으로 인한 실수요자들이 학군·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훌륭한 일산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것이 집값 급등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4일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일산 지역의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서구는 4.56%, 동구는 3.3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전국과 수도권 매매가격이 각각 1.36%, 1.29% 오른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수준이다.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꿈에그린 전용 84㎡(48층)는 지난해 12월11일 14억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11억원) 대비 3억원 상승했다. 일산동구 일산 요진와이시티 59㎡(45층)는 8억500만원에 거래되며 8억원의 벽을 깼다. 구축 아파트 상승세도 무섭다. 일산동구 백마마을(벽산) 전용 84㎡도 지난달 28일 7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돼 종전 최고가 대비 1억원이 올랐다. 이 단지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4억원대에 거래 됐으나 불과 수개월 만에 수억원이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등 수도권 전역의 전세난이 일산 지역 집값 상승 유발의 제1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신고일 기준 일산동구 아파트 매매거래 507건 중 66.0%(334건)가 일산동구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68.0%) 이래 최고다. 비규제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던 김포·파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것도 한몫했다.

일산 아파트 매수세 증가로 인해 고양시 아파트 12월 매매 거래량은 이날 현재 거래일 기준 1905건으로, 수원(1447건), 용인(1435건), 화성(1234건) 등을 제치고 경기 지역 1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2009년 분양을 시작한 이후 악성 미분양으로 신음을 앓던 일산서구 탄현동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가 지난해 12월 분양마감에 성공할 정도로 일산을 향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일산 동구 소재 A공인중개사는 이날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올해 일산 집값 상승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넘치는 수요, 부족한 공급' 한 마디로 모든 설명은 끝난다. '임대밭'인 창릉신도시, GTX 창릉역 신설 계획은 대세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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