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사실상의 파산인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해외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매각을 반대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비판이 회사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 A씨는 29일 회사 게시판을 통해 "중국 타이어 제조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 회사의 '계속가치'는 4600억 원인 반면 '청산가치'는 1조원에 달하기에 해외매각이 아닌 법정관리로 들어가면 청산이 불가피하다"는 글을 올렸다.
비노조 직원들을 중심으로 산업은행이 노조 눈치를 보지 말고 원안대로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비노조 가입 직원은 "노조 집행부가 금호타이어 전체 5000명의 생존권을 쥐고 있다"며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은 기업이 파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노조를 배제하고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난에 빠진 금호타이어의 회생을 책임지고 있는 산은 역시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법정관리로 가면 상장 폐지 등 청산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은은 30일까지 노조가 해외매각을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더블스타에 매각하겠다는 것 외에는 법정관리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는 있는 산은이지만 노조를 무시할 수 없는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산은 이동걸 회장이 노조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각에 찬성하는 금호타이어 관계자들은 노조의 동의 없이는 해외매각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이 회장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중국에 금호타이어가 매각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노조는 투쟁에 나선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산은이 노조 동의 없이 해외매각을 강행한다면 지금보다 강도 높은 수준의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