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대 가구의 빚이 폭증하면서 평균 1억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늘어나면서 올해 30대 빚이 역대 처음으로 1억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17일 공동 발표한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가구당 부채는 평균 825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7910만원)보다 4.4% 늘어난 것으로 작년 증가율(3.2%) 보다 높은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 가구에서 빚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39세 이하의 가구주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17만원으로 1년 전 8125만원에서 12.2% 뛰었으며, 특히 30대 가구의 부채는 평균 1억82만원으로 불어나 역대 처음으로 1억원대를 돌파했다. 

빚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대로 평균 빚은 1억1327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50대 9915만원, 60세 이상이 5279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자영업자 가구의 빚이 1억1796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보다 6.6% 늘어 증가폭도 가장 컸다. 상용근로자 가구의 빚은 1억6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임시·일용근로자는 3516만원으로 집계됐다.

소득별로는 저소득 가구의 빚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소득 1분위(하위 20%)와 2분위(하위 40%)의 가구당 부채는 각 1752만원, 4056만원으로 1년 전보다 8.8%, 8.6% 증가했다.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주의 가구당 부채는 1억864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3% 늘었으며, 4분위(상위 40%) 가구의 부채는 9975만원으로 1.4% 증가에 그쳤다.

기재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생계자금 수요 등 영향으로 소득 1·2분위 부채와 신용대출(+10.5%)·카드대출(+22.7%) 증가율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빚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체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8.5%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자산이 평균 4억4543만원으로 1년 전보다 3.1% 늘었지만, 부채가 더 가파르게 증가(4.4%)하면서 가계의 재무건정성은 다소 악화했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7.6%가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작년 응답률보다 1.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6.7%는 '가계부채 상환이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답했으며, '대출기한 내에 갚을 수 있다'는 비율은 73.4%였다.

1년 후 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는 부동산 관련(34.5%)이 가장 컸다. 이어 생활비(29.6%), 사업자금(14.8%), 교육비(9.6%) 등이 꼽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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