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실을 부각하여 과거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이들의 분노를 지속적으로 전(前) 정권을 겨냥하도록 하는 의도성 짙은 보도행태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BC는 지난 27일 <[단독] "신체 하단부 사격"…발포 지침 있었다>라는 제하의 단독 보도를 했다. 이어 28일에는 같은 내용을 <[단독] 촛불 시민을 적 간주 “신체 하단부 사격하라”>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는 ‘이 문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촛불 시민들을 군의 작전 대상으로 다시 말해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했다’며 '청와대 시위 집회 대비계획'이 수방사가 만든 대외비 문건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어 “일부 전제가 있지만 비무장 시민을 향해 군이 총을 쏘는 상황까지 상정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군의 책임 지역에 진입해 총기를 빼앗는 등 초병에게 직접 위해를 가할 때’라는 전제사항에는 커다란 비중을 두지 않았다.

‘신체 하단부를 사격’을 부각함으로써 전(前) 정권이 무고한 시민들을 적(敵)으로 규정하고 군 진압작전까지 기획했던 것처럼 몰아붙이는 모습이었다. 전 정권에 비판적인 시각을 지녔던 이들 혹은 방송을 지켜보는 이들의 감정을 심화시키고, 격화시키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는 군의 원칙적인 대응방침을 침소봉대(針小棒大: 바늘만한 것을 몽둥이만하다고 한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크게 불려 떠벌림)하여 선동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공격받을 시의 유사시 행동수칙에 대해서 선동하여 여론을 의도적인 방향으로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초병이 실탄이 장전된 총기를 피탈당했으면 행동해야하는, 유사시 군의 기본 원칙적인 행동수칙을 마치 촛불집회에 참여한 무고한 이들에게 사격 등으로 진압작전을 펼치려 했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은 왜곡보도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이와같은 원칙적인 행동수칙이 보도 가치가 있는 내용이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분노한 여론을 명분삼아 의도적인 방향으로만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편향된 보도행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MBC뉴스가 강조한 ‘총기 사격’에 집중한 이들은 ‘나도 죽을 뻔 했네’,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국민들을 총을 쏘려고 해?’라면서 격분하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군책임지역에 무단으로 쳐들어오는데 대응 안하고 있다가 각종 총기류 빼앗기면 가만히 있으라는 건가’라며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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