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유일하게 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백신에 대한 미국 연방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지연되자 김어준이 전형적인 ‘괴담’과 ‘가짜뉴스’를 살포하기 시작했다. 목적은 단 하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연상시키는 ‘문재인 구하기’이다.

백신 디바이드로 인한 한국경제 위기, 전통적인 혈맹인 한미관계 훼손 등의 국익파괴에는 눈을 질끈 감고 오로지 문재인 정권을 온몸으로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예방의학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교수가 지난 1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대한예방의학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교수가 지난 1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신(新) 양극화’의 피해자 될 국민, 김어준은 “나중에 맞자”고 선동

김어준은 11일 오전 방송에서 “지난 1년간 우리 국민이 마스크를 잘 쓰고 온갖 노력을 해서 이렇게까지 방역에 성공했다”면서 “그런데 왜 아직 효능이 입증되지도 않은 백신을 먼저 맞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 백신구매 경쟁을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정부의 백신구매 지연 사태를 ‘접종 신중론’으로 미화시킨 셈이다.

그는 아예 우리 국민을 볼모로 잡는 발언까지 했다. “우리는 영국이나 독일처럼 상황이 심각하지 않으니, 다른 나라가 먼저 맞고 효능이 입증된 다음에 맞아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이 내년초부터 백신접종을 본격화할 경우 ‘백신 디바이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백신접종 국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되고, 뒷북을 친 국가들은 경제회복 국면에서 상당간 소외될 것이라는 게 국내외 경제학자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백신접종 여부가 글로벌 경제의 ‘신(新)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김어준은 억지를 부리면서 이 같은 위기상황을 묻어버린 채, 정권의 직무유기를 업적으로 칭찬하는 ‘정권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가 이제라도 ‘백신 디바이드’의 피해자가 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한 노력을 펴야 국민은 물론이고 문재인 정권에게도 이롭다.

김어준의 ‘국익파괴’, ‘듣보잡 괴담’으로 미국정부 공격하며 文 정부 옹호

더 큰 문제는 그 다음 발언이었다. 김 씨는 “백신에 대한 언론 기사를 접할 때, 한가지 신경쓸 부분이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는 미국의 상업 회사이다.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의 대학과 연구소가 만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을 공공재로 규정하고, 값도 10분의 1 수준으로 싸게 공급한다” 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3달만 늦게 나와도 엄청나게 팔아제끼는 게 가능하다. 그래서 미국 FDA는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승인을 늦게 해준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야말로 ‘듣보잡 괴담’으로 미국 정부를 공격하면서 문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이다. 우리 정부가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승인과 도입이 늦어지는 현실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호도하기 위해 케케묵은 ‘반미감정’까지 들고나와 선동하는 것이다. 아무런 근거없는 ‘FDA 음모론’을 공영방송을 통해 유포하는 것은 혈맹인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우려된다.

김어준은 대표적인 ‘문빠언론’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이다. 때문이 그의 발언은 문 대통령의 의중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김어준의 ‘FDA 음모론’은 코로나19 대응이라는 중대 사안을 두고 한미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국익파괴’ 행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상에서 FDA 음모론 제기하는 유일한 언론은 공영방송인 TBS와 김어준

지구상의 어떤 언론매체도 아스트라제네카의 FDA 승인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음모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김 씨가 유일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9월의 백신 임상 실험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해 전 세계에서 실험을 중단했다. 게다가 ‘1과 1/2의 기적’으로 불리는 백신 효능에 대한 의구심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사실 때문에 FDA가 승인을 늦추고 있는 것은 전 세계가 다 아는 팩트이다. 그런데 미국 회사의 영업 이익을 위해서 미 정부가 승인을 늦추고 있다는 김어준의 주장은 모욕적인 흑색선전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만 도입 계약을 한 문재인 대통령을 구출하기 위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음모론이다.

김어준의 음모론은 치밀한 사전준비 아래 진행돼

더욱이 돌발 발언이 아니라는 점이다. 치밀한 사전준비 아래 이루어졌다.

김어준은 11일 작심발언을 하기에 앞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스튜디오로 불러 백신에 대한 인터뷰를 한 것으로 보인다. 기모란 교수는 대한예방의학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위원장이다. 이 인터뷰는 1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소개됐다.

기모란 교수는 "백신 접종의 경우 오히려 다른 나라에서 먼저 접종하는 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고마운 것"이라면서 “영국의 경우 전날 몇 천명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벌써 아나필락시스가 2명 보고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 모두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고 있었던 사람이므로 ‘그런 사람은 화이자 예방 접종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김어준이 “모더나나 화이자가 FDA 측에 힘을 쓰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고 하자, 기 교수는 즉답을 피하면서 에둘러 “화이자나 모더나 입장에서는 자기들 제품이 빨리 팔려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백신들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이다”고 대답했다.

기 교수는 그러면서 "현재 거의 임상 4상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들을 잘 보면서 '(접종) 대상자에 알레르기 질환자는 빼야겠구나' (등을 깨달으면서) 준비가 가능해지니 (오히려 우리나라에는 백신 접종을 늦게 시작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정부의 백신접종 지연을 합리화하고, FDA음모론을 제기하기 위해 기 교수를 미리 불러 인터뷰까지 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지연에 대해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은 가급적 기다렸다가 맞는 게 좋다고 보기 때문에 내년 3월쯤 접종한다면 괜찮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왜 백신 예약을 미리 안 했느냐는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 국민 건강에 대한 문제이므로 일단 다양한 백신을 확보해놓고 접종 시기를 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병률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우리가 구매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이 많이 남았고, 나머지 백신은 다른 나라가 다 선구매했는데 무슨 수로 ‘새치기’를 하겠느냐. 다른 나라는 다 맞고 내년 3월이면 끝날 텐데 우리는 4월 접종도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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