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12년 만에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보다 높아
올해 4월부터 역전 시작...임대차 3법 시행 등에 따른 전월세시장 붕괴 후폭풍
젊은 층까지 뛰어들어 매수 행렬...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값 고공행진
"非강남의 반란이 일어난 한 해...내년까지 강북 아파트 강세 추세 지속될 것"

강북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이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을 12년 만에 추월했다. 

KB국민은행이 3일 발표한 '부동산 리브온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한강 이북 14개 구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12.79%이었다. 이는 한강 이남 11개 구 평균 상승률 10.56%보다 높은 수치다.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보다 높은 것은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강북 아파트값은 2008년 당시 9.36% 상승했다. 반면 강남 아파트값은 1.94% 하락했다.

이에 대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008년에는 상반기까지 뉴타운 개발 광풍으로 재개발 사업지가 많은 강북 지역의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면서 "하반기에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자산시장이 고전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본 곳은 강남권 아파트였다. 하지만 1년 만인 2009년 3.94%로 상승 반전하면서 강북의 상승률(0.94%)을 앞질렀다.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기였던 2010∼2013년을 제외하곤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이 계속 강북권보다 우위를 유지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강북보다 높았던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은 4월부터 강북에 밀리기 시작했다.

4~5월에는 부동산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 종료일(6월 30일) 등을 앞둔 시점에서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물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6월 이후에는 임대차 3법 시행 등에 따른 전월세시장 붕괴 현상으로 30대 이하의 '패닉 바잉'(공황 매수)이 급증했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젊은 층이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를 집중 매수하며 강북 아파트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강북 아파트 강세 추세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강남이 오르고 강북이 따라 오르는 서울 아파트의 통상적인 가격 상승 패턴과 달리 올해는 강남의 주도주 위상이 흔들리고 중저가가 몰린 비강남의 반란이 일어난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