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 두고 여당과 국토부 갈등 표면화
김현미, 가덕도 신공항 검증용역 예산 20억원 증액 동의해 달라는 민주당 의원들 요청 단칼에 거절
해당 사실 보고받은 김태년 "X자식들, 국토부 2차관 빨리 들어오라고 해" "항명이야 항명"
네티즌들 "여당 원내대표란 사람이 저렇게 욕설이나 하고 조폭과 뭐가 다른가" 비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오만함이 도를 넘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6일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공을 들이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의견이 맞지 않자 누군가에게 "X자식들, 국토부 2차관 들어오라 해"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목격됐다.

김 원내대표가 이같이 분노한 이유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 때문이다. 민주당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4일 부산을 찾아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가덕도 신공항 검증용역 예산 20억원 증액에 동의해 달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김현미 장관은 가덕도 신공항 용역비를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해 신공항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특정 지역을 정하고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은 법적 절차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또 "국회가 절차를 끝내서 국토부에 건너뛰도록 결정하면 우리가 따라갈 수 있다"면서도 "그런 절차 없이 국토부에 '그냥 이렇게 해'라고 하면 저야 정치인 출신이니 '예, 그러겠습니다' 하겠지만, 공무원들은 못 한다"고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국회 얘기는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도 검토를 한번 하자는 것"이라며 "정부가 동의를 못하니 다시 증액을 요청한다"고 했다. 김회재 의원 역시 "가덕도 용역이 어렵다면 일단 20억원을 증액하라"며 "용역비는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 장관은 "김해 신공항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용역비를 (편성)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진선미 국토위 위원장은 회의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같은 시간 해당 사실이 민주당 지도부에 전해지면서 당 최고위 회의를 마친 김태년 원내대표가 누군가에게 전화해 "X자식들, 국토부 2차관 빨리 들어오라고 해"라고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원내대표는 복도에서 이동하는 과정에서 혼잣말로 "항명이야 항명"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표가 많이 화가 난 것 같다"며 "대표가 이렇게 화난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분노한 이유는 국토부의 예산 삭감 행동이 불과 이틀 전 이낙연 대표가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사실상 약속한 발언과 완전히 배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기존 입장은 김해공항을 확장한 '김해 신공항' 건설이었다. 그런데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서 먼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고 나왔다. 결국 이날 정책연구 사업비에 20억원이 추가 증액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사실상 여당의 뜻대로 가덕도 신공항 용역 예산이 확보된 것이다. 네티즌들은 "여당 원내대표란 사람이 저렇게 욕설이나 하고 조폭과 뭐가 다른가" "권력에 취해 미쳤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김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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