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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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대내외 공식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2일 유럽 출장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5일 "이 부회장이 유럽으로 출국했다"며 "신(新)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 미팅을 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공식 행보를 극도로 자제해오던 이 부회장이 석방 후 45일 만에 첫 공식 일정을 유럽 출장으로 잡으면서 그 배경과 목적에 대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총수로서 글로벌 경영을 재가동했다는 해석이다. 이번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2016년 9월 인도를 다녀온 것을 마지막으로 1년 6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글로벌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업체 '하만'을 9조원대에 인수한 뒤 대형 M&A가 중단된 상태다.

그동안 국내외 재계에선 구글, 아마존, 애플 등 주요 글로벌 IT 기업들이 4차 산업과 관련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에서 활발한 M&A를 벌이며 사업 영토를 넓혀가는 가운데 삼성전자만 뒤처져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복귀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행보가 재가동됨에 따라 그동안 부진했던 대형 M&A 등이 다시 본격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그동안 M&A 후보를 이미 물색해놓고 이 부회장의 최종 결심만 기다려왔다는 얘기도 나오고있다.

또한 그동안 수감으로 인해 단절됐던 글로벌 기업 총수들과의 미팅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글로벌 IT 업계의 동향과 변화상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있다.

특히 이번 출장에 지난해까지 사외이사로 일했던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그룹 경영진과의 회의 일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멘스나 BMW, 폴크스바겐, 발렌베리, 로슈 등 삼성전자와 거래 관계에 있거나 이 부회장이 개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업체나 인사들과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이 오랫동안 중단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출장은 유럽을 거쳐 미국, 중국 등의 주요 파트너, 투자자, 글로벌 업체 CEO 등을 만나는 일정까지 소화하고 올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부재 기간 삼성전자는 안정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일상적인 경영 활동을 벌여왔지만 총수 차원에서 해결할 과제는 미뤄둔 상태였다"며 "이 부회장이 오너만이 판단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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