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EAI)와 일본의 비영리단체 언론NPO의 공동 조사 결과
"일본인들, 文정부 집권 기간 동안 한국에 관심 아예 안 두는 경향이 강화 추세에 있어" 지적
한·일 양국의 민간 단체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일 양국 관계가 ‘나쁘다’고 인식하는 이들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의 비영리단체(NPO) ‘언론(言論)NPO’는 15일 양 단체가 공동으로 진행한 〈한·일 국민 상호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두 단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한·일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하는 설문에 한국인 응답자들 가운데 88.4%가 ‘매우 나쁘다’ 또는 ‘굳이 말하자면 나쁘다’라고 응답, 한국인들 중 대다수가 한·일관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 66.1%에 비해 22.3%p 증가한 수치다.
같은 설문에 대해 일본인 응답자 중 54.7%가 ‘나쁘다’라고 답해, 한·일관계에 관한 인식에 대한 양국 시민들의 인식 차이가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지난해 설문에 응한 일본인 응답자들 가운데 63.5%가 ‘나쁘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볼 때에는 한-일관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일본인들 사이에서 소폭 감소했음도 알 수 있었다.
반면 올해 조사 결과에서 ‘매우 좋다’ 내지는 ‘굳이 말하자면 좋다’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한·일 양국에서 각각 1.0%와 7.6%로 나타났다.
‘상대국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는가?’하는 질문에서는 한국인 응답자 중 71.6%가 ‘좋지 않다’ 내지는 ‘굳이 말하자면 좋지 않다’라고 답했고, 일본인 응답자 중에서는 46.3%가 ‘좋지 않다’ 내지는 ‘굳이 말하자면 좋지 않다’라고 답했다.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한국인 응답자 비율은 2019년 31.7%에서 2020년 12.3%로 1년 사이 19.4%p 감소했지만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일본인 응답자 비율은 2019년 20.0%에서 2020년 25.9%로 5.9%p 증가했다.
상대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는 이유와 관련해 한국인 응답자들 ‘한국을 침략한 역사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고(61.3%) ‘독도를 둘러싼 영토 문제’(45.0%), ‘일본 정치 지도자의 언동에 호감을 갖지 못하겠다’(24.0%)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일본인 응답자들은 ‘역사 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이 일본을 계속해 비판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들었고(55.7%) ‘독도를 둘러싼 영토 문제’(29.4%)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23.3%)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한·일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하는 질문에서도 양국 간 인식 차이는 뚜렷했다. 한국인 응답자 중 82.0%가 ‘중요하다’ 내지는 ‘굳이 말하자면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일본인 응답자 중에서는 48.1%만에 ‘중요하다’ 내지는 ‘굳이 말하자면 중요하다’고 답한 것이다. 한·일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일본국민의 비율은 지난 2013년 조사 결과 73.6%로 절반을 넘었으나 그 비율이 조사 때마다 떨어져 올해는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일본인들의 대한(對韓) 인식이 악화돼 왔음을 알 수 있었다.
한·일 양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상호 인식 조사는 지난 2013년 처음 실시됐다. 양국 성인 1000명을 조사 대상으로 한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에서는 지난 9월11일부터 9월25일까지, 일본에서는 9월 12일부터 10월4일까지 각각 진행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구도 야스시(工藤泰志) 언론NPO 대표는 “일본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는 한 한·일 문제의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인식,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강화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