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고려대 종합감사 결과...장하성 포함 고대 교수 12명 룸살롱서 4년간 법카 사용
별도 룸에서 양주 판매와 여성 종업원 술 접대 등 이뤄지는 룸살롱서 교비 지출
장하성, 고대 경영대학장 3연임에 총장 후보로 출마하기도...정년퇴임해 '불문' 처리 예정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5월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임장을 수여한 장하성 주중국 대사 등과 함께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육부가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로 7000만원가량을 결제해 중징계를 요구한 고려대 교수 12명 중엔 장하성 주중국 대사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장 대사는 지난해 고려대에서 정년퇴임을 해 '불문(不問·징계를 하지 않는다는 뜻)'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는 지난 1~2월 개교 115년 만에 처음으로 교육부 종합 감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당시 경영대 교수였던 장하성 대사를 비롯해 몇몇 경영대 교수들과 기획예산처장 등 보직 교수를 지낸 교수들이 서울 강남구 유흥주점에서 2016년부터 4년간 연구비 카드와 행정용 카드로 6693만원을 221차례에 걸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많이 법인카드를 이용한 A교수는 86차례에 걸쳐 총 2487만원을 결제했다. 그는 현재 한 단과대의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적발된 12명의 교수 가운데 2명은 학교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예산처장을 역임했다. 장하성 대사는 2005~2010년 고려대 경영대학장을 3연임했다. 2010년 총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중도 사퇴했다. 교비 회계에서 지출되는 학교 법인카드가 학교 주요 보직에 있는 교수들에 의해 이렇게 쓰인 것이다. 카드 사용 명목은 '업무협의 관련 급식비' '행정제도 개선 사업비' '전임교원 연구활동비 지원' 등이었다.

서양 음식점이라고 신고된 해당 업소는 실제로는 룸살롱식 영업을 하는 곳으로 별도 룸에 테이블, 소파, 노래방 기기 등을 갖춘 채 양주 판매와 여성 종업원의 술 접대 등이 이뤄지는 곳이었다.

고려대 교수들은 여기서 결제 금액을 낮추려고 법인카드 2장으로 '쪼개기 결제'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18년 12월 18일 밤 행정용 카드로는 48만7000원, 연구비 카드로는 23만3000원을 결제했다. 도합 72만원인 술값을 40만원대와 20만원대로 나눠 결제한 것이다. 이런 식의 쪼개기 수법으로 결제한 것만 총 91회(2625만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고려대는 일부 언론에 "해당 교수들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은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부적절한 회계 집행은 환수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7년 5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이후 내리 문재인 정권의 주요 공직을 맡고 있는 장 대사는 지난해 고려대에서 정년퇴임해 이번 징계에선 불문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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