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 맞나...국민의힘, 네티즌들 비판 쏟아져
文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 기다려주길 부탁"...유족 측 "친필 아니라 컴퓨터로 쓴 편지" 분통
김근식 "대통령의 진정성 의심, 아들의 슬픔 위로하기보다는 편지 보냈다는 형식적 면피에 불과"
조경태 "컴퓨터로 답장? 내 눈을 의심...유가족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 최소한 친필로 진심 담았어야"
여론도 분노...한 네티즌 "대통령이 유족을 위로하긴커녕 두 번 울리고 있다. 이게 나라냐?"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북한군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대한민국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고교생 아들 이모군에게 친필 서명도 없는 '타이핑 편지'로 답장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 국민의힘은 "편지만 있고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네티즌들 역시 "대통령이 유족을 두 번 울렸다"고 분노했다.

이날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 등 유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등기 우편을 통해 A4 한 장 분량의 답장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편지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며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했다. 또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유족 측은 "친필이 아니라 컴퓨터로 쓴 편지고, 기계로 한 서명이 찍혀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문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앞서 아들 이군은 지난 5일 문 대통령에게 손편지를 보내 "지금 저희가 겪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의 답장에 대해 "편지만 있고 진정성은 없다"며 "피격 공무원 아들의 손편지와 대통령의 타이핑 편지. 진정성과 애절함이 뚜렷이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김근식 교수는 "펜으로 직접 꾹꾹 눌러쓴 아들의 애절한 손편지와 타이핑으로 쳐서 프린터로 출력한 대통령의 의례적 인쇄물 편지. 대통령 친필 서명조차 없는 활자편지.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이라며 "'나도 마음이 아프다', '위로한다', '기다려보자'는 내용도 이미 대변인을 통해 전달된 대통령의 워딩 그대로"라고 했다.

또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을 건 묻겠다'는 말은 아버지 죽음의 진상규명과 북한의 책임 추궁 외에도 월북의 진실과 아버지 책임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애매한 표현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아버지가 죽어갈 때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아들의 절규와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니라는 호소에는 대통령은 일언반구 답이 없다"며 "이미 대변인이 전달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해서 타이핑치고 출력한 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내용과 형식 모두 아버지 잃은 아들의 슬픔을 위로하기보다는 편지보냈다는 형식적 면피에 불과하다"고 재차 지적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지켜줄 대통령이 없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답장이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이라니 내 눈을 의심했다. 유가족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해도 되는가? 최소한 친필로 유가족에게 진심을 담았어야 했다"고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조경태 의원은 "아직까지 유가족을 찾아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내일이라도 당장 찾아가 진심으로 애도하고 북한의 만행에 대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고 했다.

여론도 문 대통령의 성의 없는 답장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통령이 유족을 위로하긴커녕 두 번 울리고 있다. 이게 나라냐?"고 반문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나?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