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北의 대한민국 공무원 피살 직후 열린 안보관계 장관회의 불참..."언론 보고 알았다"
文정부 고위직 인사가 文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 토로한 건 이례적인 일
이인영은 당시 회의에 1시간 지각...문재인 청와대의 총체적 난국?

문재인 대통령(左),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항명 수준의 불만을 토로했다. 강경화 장관은 북한군이 대한민국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를 잔인하게 살해한 직후인 지난달 23일 새벽 청와대에서 열린 긴급 안보관계 장관회의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당시 회의가 열린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지난달 23일 새벽 1시와 오전 8시에 열린 안보관계 장관회의에 모두 불참했다. 강 장관이 당시 해외 출장 직후였기에 '재택근무'를 이유로 회의에 불참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강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회의 소집에 대한 연락 자체를 못 받았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그 부분은 분명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해 다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했고 시정됐다"고 했다. 23일 새벽 회의는 사실상의 NSC 회의였다. 강 장관을 제외한 외교안보 핵심 인사가 모두 모였기 때문이다. 강 장관 또한 NSC 전체회의와 상임위 멤버인데, 그를 제외한 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의 회의 불참과 함께 청와대의 늑장·부실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 장관은 또 "그런 중요 회의를 외교부가 언론을 보고 알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친문(親文)'으로 평가받아 온 고위직 인사가 문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사실상 '항명' 수준이었다는 해석도 내놨다. 최근 외교부의 위상 추락과 '강경화 패싱(passing)' 논란에 강 장관이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새벽 회의에 다른 참석자들보다 1시간 정도 늦게 청와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군의 총격 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안보관계 장관회의는 군의 보고 직후인 11시께 소집이 결정돼 참석 대상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이 취해졌다. 청와대 참모들과 국정원장, 국방장관 등 다른 참석자들은 밤 12시 이전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장관만 어떤 이유에선지 늦게 도착한 것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 장관의 도착이 늦어지자 회의를 열지 못하고 이 장관을 기다렸다는 전언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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