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잠적했던 주 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 작년 7월 입국해 당국이 보호 중

지난 2018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잠적했던 조성길 전 주이탈이라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극비리에 한국에 입국해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은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비서 이후 20여년 만에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한국 망명이다.

여권 소식통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조성길 부부가) 로마에서 잠적한 뒤 서방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걸어 들어와 망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는 잠적 이후 서방 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망명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제3국을 거쳐서 지난해 7월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성길 전 대사는 작년 7월 한국에 입국해서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입국 사실이 1년 넘게 공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조 전 대사대리가 신변 보호를 위해 입국 사실을 철저히 비공개로 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북한의 대사급 외교관이 한국행을 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 전 대사대리는 주이탈리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재작년 11월 10일 귀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아내와 함께 종적을 감췄다. 그의 아버지와 장인도 북한에서 대사를 지낸 엘리트 외교관 집안 출신이다. 그는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해 1월 “내 친구 성길아! 서울로 오라”며 공개적으로 편지를 쓰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이탈리아 외교부가 조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이 북한으로 송환된 사실을 공식 확인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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