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반성 느껴지지 않는 사과문엔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
"北 최고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
여론은 분노...한 네티즌 "적에게는 한없이 자비롭고, 국민은 인간 취급도 안하는 정신나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북한이 대한민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 씨를 잔인하게 살해한 것에 대해 "희생자가 어떻게 북한 해역으로 가게 됐는지 경위와 상관없이 유가족들의 상심과 비탄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의 사과와 관련해서도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의미부여를 해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아무리 분단 상황이라고 해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분노도 충분히 짐작하고 남는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신변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 8시 30분 참모들로부터 이번 사건 관련 첫 대면 보고를 받은 지 무려 125시간 만에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25일 국군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도 북한의 이씨 총살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북한을 성토하지도 않았다.

문 대통령은 또다시 '평화'를 운운했다. 그는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안보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정부의 책무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의 그다지 반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문에 호들갑스럽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우리 정부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요구한 지 하루 만에 통지문을 보내 신속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며 "사태를 악화시켜 남북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북한의 분명한 의지 표명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국민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만큼 김정은 위원장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고 무겁게 여기고 있으며 남북 관계가 파탄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도, 남북 관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사실관계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유사 사건 발생을 막기 위한 해법을 공동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대화가 단절돼 있으면 문제를 풀 길이 없고 협력이 안되면 실효적인 대책을 세우기 어렵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반복했다.

여론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적에게는 한없이 자비롭고, 국민은 인간 취급도 안하는 정신 나간 대통령"이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문재인은 대한민국의 주적"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그리울 지경"이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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