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에겐 '사회적 거리두기' 강조해놓고, 본인들은 李 발간 축하연 몰려 가 마스크 벗은 채 와인 마셔
이낙연 "조용필 다음에 노래 부르는 사람 불운하다고 하는데, 생각해 보니 이 대표 뒤를 따라다니는 것이 다행"
김두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이해찬이라는 거인의 어깨에 기대 여기까지 왔다"
박병석 "이 전 대표는 민주정부 13년의 역사이자 주역...우리는 그의 경륜과 혜안을 그리워할 것"
이동걸 "이 전 대표가 하신 말씀 중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것이 '우리가 20년 해야 한다'고 한 것"

박병석 국회의장(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낙연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전 대표의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낙연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전 대표의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한코로나(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여당 인사들이 22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기 만화책 발간 축하연에 몰려가 이해찬 전 대표를 낯뜨거울 정도로 치켜세웠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 전 대표의 전기 만화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이 열렸다. 축하연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이낙연 민주당 대표, 김두관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등 여권 인사들이 다수 참석하는 등 행사는 성황을 이뤘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들에겐 추석에 고향에도 내려가지 말라고 압박하는 장본인들의 이중적 행동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 전 대표가 철길을 잘 깔아놔서 저는 그냥 편안하게 달리기만 하면 돼 행운"이라며 "조용필 다음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불운하다고 하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해찬 대표 뒤를 따라다니는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전기 발간위원장인 김두관 의원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이해찬이라는 거인의 어깨에 기대 여기까지 왔다"며 "1인자 같은 2인자의 퇴임이다. 이해찬은 민주당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 역시 "이 전 대표는 민주정부 13년의 역사이자 주역으로, 그 기간 비판도 칭송도 있었다"며 "우리는 그의 경륜과 혜안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박병석 의장은 "앞날을 응원하며 한 가지만 충고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술을 줄이고, 담배를 줄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답사를 통해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분간이 안 되는 말씀도 많이 하시는데, 바이러스와 비슷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2018년) 당 대표 선거 때 가까운 웬수(원수)들이 와서 대표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때 총선을 계기로 재집권의 기반을 만들자고 마음먹었다"며 "시스템 공천 전례를 만들어 놓는 게 당 발전의 디딤돌이 되겠다고 생각해 역점을 뒀다"고 했다.

한편 노무현 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건배사로 이 전 대표가 부르짖었던 '20년 집권'을 꺼내들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하신 말씀 중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것이 '우리(민주당)가 20년 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며 "민주 정부가 벽돌 하나하나 열심히 쌓아도 그게 얼마나 빨리 허물어질 수 있는지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이동걸 회장이 "가자!"라고 외치자 참석자들 모두 "20년!"을 외쳤다.

네티즌들은 여권 인사들의 이 전 대표 치켜세우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20년 집권? 아주 생쇼들을 하는구나"라며 "지금이 마스크도 안 쓰고 와인이나 마실 때냐?"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국민들은 아무 데도 못 가게 만들어놓고, 자기들은 마스크 벗고 와인을 마시네? 나라가 개판이다"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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