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들은 정리해고 단행하며 버티는데...아시아나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부가 지급보증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공적자금인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을 수혈하기로 하면서 인적 구조조정 없이 혈세만 투입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가운데 아시아나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사실상 해고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11일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을 수혈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됨에 따라 채권단이 플랜B를 가동한 것이다.

아시아나는 이미 작년과 올해 산은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받았다. 이번 지원분을 합하면 무려 5조7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은 셈이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채권은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공적자금이다. 

아시아나는 기간산업안정자금 지원으로 향후 6개월간 노동자 수를 최소 90% 이상 유지해야 한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와 경영안정을 위해 다각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지만, 자금만 주입해서 경영 정상화가 쉽게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단은 자금 지원을 통해 먼저 급한 불을 끄고,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정리해고를 단행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노동자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총 98명이 희망 퇴직했다. 노조측의 거센 반발에도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에 나선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채권 은행이 아니라서 지원도 쉽게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선 내년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질 경우 몇몇 LCC이 상반기를 버티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국토교통부의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기다리는 상태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서 해고 금지 등의 조건을 단 아시아나에 대한 대규모 공적자금 지원은 경쟁에 대한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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