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大選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치적 쌓기' 나섰나
"美-이란 대립 구도에 이라크가 휘말려선 안 돼"...이라크 內 '미군 철수' 여론도

미군이 이라크 주둔 병력을 3000여명 규모로 감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케네스 맥킨지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9일(현지시간)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군 관련 행사에 참석해 미군의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지난 1983년 창설된 미 중부사령부는 미국 플로리다주(州) 템파시에 소재한 맥딜 공군기지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중동 지역과 이집트, 중앙아시아 일대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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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주(駐)이라크 미군 병력을 3000명 규모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사진=로이터)

지난 2011년 12월15일 이라크전쟁 종전 선언 이래 주(駐)이라크 미군은 이라크군(軍) 교육·훈련 및 정보수집 등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 이라크전쟁 종전 즈음부터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중동 일대에서 발호한 이슬람국가(IS)의 활동을 저지하는 데에도 힘써 왔다.

이 자리에서 맥킨지 사령관은 “주둔 병력 규모를 삭감한다고 하더라도 이슬람국가(IS)의 잔당을 격퇴하고 영구적인 승리를 확립할 이라크의 파트너들에게 조언과 지원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8월에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곧 이라크에서 없어지는 날을 고대한다”며 주(駐)이라크 미군의 감축을 시사한 바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의 감축은 오는 11월 실시가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치적 쌓기’ 정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6년 선거 때부터 ‘미국제일주의’(America First)를 주창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해외 주둔중인 미군 병력을 감축하는 동시에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더 많이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라크 역시 자국 내에 주둔중인 미군이 불편한 기색이다. 특히 지난 1월 미군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이라크에서 제거한 후 이라크는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됐다. 미군의 이라크 주둔 조건 중에는 ‘미군이 이라크를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데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있는 데에다가 솔레이마니 제거가 이뤄진 후에는 이라크 내에서 이라크가 미국과 이란 사이의 대립 관계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됐다.

예상되고 있는 병력 감축 규모는 약 2200명. 현재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 규모는 5200명으로, 미군의 계획대로 이달 말까지 병력 감축이 이뤄진다면 주(駐)이라크 미군 병력은 3000명 규모로 줄어들게 된다.

주(駐)이라크 미군의 감축이 중동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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