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까지로 정해진 '이행기간'...FTA 체결 없이 끝나면 英 경제에 타격 예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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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로이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속 과정으로 영·유럽연합(EU) 양측이 협상중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협상 기한(期限)을 10월15일로 못박고 협상 기한 이전에 협상이 결렬된다면 FTA를 맺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간 예정된 영·EU 수석교섭관급 제8차 협의를 앞두고 존슨 총리는 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의 뜻을 EU 측에 통보했다. 이는 EU와의 FTA 협상에서 영국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해당 성명에서 존슨 총리는 또 EU와의 FTA 논의를 조기에 이뤄내겠다고 강조하는 한편 FTA 합의에 이르지 못 하게 되더라도 좋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존슨 총리는 FTA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를 상정하고 국경과 항만(港灣)에서 발생할 경제활동상의 혼란에 대비하고 있음을 언급, EU를 탈퇴함으로써 영국이 전 세계 모든 나라와의 통상(通商) 협정을 맺을 수 있게 됐다면서 ‘브렉시트’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지난 1월31일 오후 11시(현지시간)를 기(期)해 EU를 탈퇴한 영국은 올해 말 ‘이행기간’을 갖고 있다. ‘이행기간’ 중 영국은 EU 회원국과 거의 동등한 지위를 누릴 수 있다. 만일 영국이 EU와의 FTA를 체결하지 못 한 상태에서 ‘이행기간’이 종료된다면 관세 등 여러 부문에서 여타 EU 회원국들에 비해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돼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대규모 유행 사태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영국 경제가 또다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앞서 영국 측은 지난 2월 하순과 6월 말 두 차례에 걸쳐 FTA 협상의 차도가 없으면 FTA 교섭을 결렬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EU와의 FTA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영국 경제가 입게 될 피해에 대해서도 존슨 총리가 다룬 점으로 볼 때, 이번 성명은 영국 측이 유리한 입장에서 FTA를 체결하기 위해 내놓은 전술의 일환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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