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파산 신청서 유독 급증"...일자리조차 없어 회생 대신 파산 신청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매출 급감', 근로자들은 '사라진 일자리'로 파산
코로나 국면 장기화되면 회생보다 파산의 이용 빈도 더 높아질 것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되는 파산 신청서가 급증했다. 법원 측 파산 관재인은 최근 코로나를 사유로 적시한 파산 신청서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국 법원의 개인 파산 신청은 급증했다. 4월 3945건에서 7월 4895건으로 1000건 가까이 늘었다. 서울회생법원만 놓고 봐도 6월(1024건), 7월(1094건) 모두 1000건을 넘겨 2017년 개원 이래 최대 기록이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개인 회생 접수 건수는 별 다른 증감 추세를 보이지 않았다.

파산은 법원의 심사를 거쳐 전체 빚을 탕감해 주는 제도다. 재산보다 빚이 많고 소득이 없어 더 이상 빚을 갚을 수 없을 때 이용하는 것으로 숨겨둔 재산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빚 전체를 탕감(면책)받을 수 있다. 반면 회생은 소득이 있는 사람이 일정 기간을 거쳐 빚의 일부를 갚아 나가는 제도다. 법원에 기초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소득으로 빚의 일정 부분을 갚겠다는 변제 계획서를 제출, 승인받으면 나머지는 면제된다. 파산과 달리 일정 기간 취업이 제한되는 불이익이 없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유독 파산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조차 없어 회생 대신 파산 신청이 많다는 것이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매출 급감을 파산 신청 사유로 들고 있다. 임차료와 인건비 감당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씩 대출로 버텼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빚은 수억원인데 전재산은 월세 보증금 뿐인 자영업자들이 적잖다.

일용직 파산자들도 늘고 있다. 식당·마트, 건설 현장 등에서 일하다가 코로나로 일자리를 수개월 이상 잃게 되니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이다. 코로나로 공공기관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법원 관계자는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회생보다 파산의 이용 빈도가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