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에 21개국 38개 화웨이 계열사 추가
트럼프 대통령 “화웨이는 미국인 염탐하는 스파이...그들의 장비 원치 않아”

미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미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7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외국산 반도체 칩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는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미 상무부가 지난 5월에 발표한 화웨이 제재안을 더욱 확대한 것으로 미국이 아닌 외국 회사들이 미국의 기술을 사용해 만든 반도체 칩을 특벌한 면허 없이 화웨이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한다. 외국회사들이 만든 규격품을 제한하는 것으로써 화웨이의 부품 조달하는 능력을 제한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통신 장비가 미국인들을 염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국가안보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를 염탐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에서 그들의 장비를 원한지 않는다”며 “그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나는 화웨이가 하는 짓을 스파이짓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새로운 규제는 이전 조치들에 대해 제2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화웨이의 노력을 저지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월버 로스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화웨이와 계열사들은 3자를 통해 미국의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이익을 훼손했다”며 “우리의 다면적 조치는 화웨이가 그렇게 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막으려는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로스 장관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월 화웨이에 대한 제한 조치 후 화웨이가 제3자를 거치는 방식으로 회피 조처를 했다며 미국 기술에 대한 화웨이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구멍을 막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규칙은 미국 소프트웨어 또는 미국 제조 장비의 어떠한 사용도 금지되며 라이센스(면허)가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무부는 전 세계 21개국의 38개 화웨이 계열사를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면서 미국의 기술을 면허 없이 이 회사들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는 중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태국, 영국 등 21개국에 있는 화웨이 계열사들이 포함됐다.

작년 5월 화웨이가 이 리스트레 오른 이후 제재 대상에 추가된 화웨이 계열사는 모두 152개로 늘어났다. 화웨이의 대변인은 이날 새로운 제재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회사이며 지난 2분기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판매 회사가 됐다. 또한 화웨이는 5G 기술의 선도자다. 워싱턴은 오랫동안 화웨이 제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을 끼친다고 우려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조치로 미국의 반도체 회사들이 매년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샌디에고에 위치한 퀄컴사는 트럼프 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이전 제재를 경감해달라고 로비해왔다.

이와 별도로 상무부는 화웨이의 조립시설 4곳도 거래제한 명단에 올려, 이곳에서 “모르고 제품을 가져가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상무부는 화웨이 장비 사용업체와 통신업체 등에 발급한 임시 면허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임시 면허는 지난 14일자로 만료됐다. 새 규정은 거래 제한 목록에 오른 회사가 구매자, 중간 수치인, 최종 수치인, 최종 사용자 등의 역할을 할 때 면허를 취득하도록 요구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를 중국 공산당 감시국가의 한 부분으로 본다”며 “중국의 악의적인 영향으로부터 미국의 국가안보와 시민의 사생활, 5세대(5G) 인프라 무결성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제재를 부과했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화웨이는 지난 5월 부과된 미국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이번 규제로 화웨이가 대체 칩 생산과 기성품 칩 공급을 통해 미국 법규를 우회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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