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ICT 기업 시총 증가속도 저조..."IT 강국 위상을 이어가려면 디지털 혁신 필요"

코로나19로 글로벌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부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으나, 정작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 기업은 세계 100대 ICT 기업에 삼성전자 1개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지난 10년간 한국·미국·중국 등 주요국 증권시장 시총 상위 5개 ICT 기업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기준 상위 5개 ICT 기업의 가치는 미국, 중국 기업들에 비해 각각 15분의 1,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각국 증시에서 시총 상위 5개 ICT 기업을 보면 차이가 극명했다.

미국은 5개 기업 시총 합이 8092조원으로 우리나라 올해 본 예산의 16배에 달하고 중국은 2211조원이다. 한국은 530조원으로 미국의 15분의 1, 중국의 4분의 1에 그쳤다. 

전경련 제공

인터넷 포털 및 전자상거래 기업만 살펴보면, 네이버와 카카오 등 2개사 시총은 약 83조원으로, 중국의 징둥닷컴 1개사의 시총(120조원)에 못 미쳤다.

주요 ICT 기업의 10년간 시총 증가속도를 봐도 한국이 미국, 중국보다 저조하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ICT 상위 5개사 시총 합계 연 평균 증가율이 미국은 29.4%, 중국은 70.4%인데 한국은 23.4%였다.

전경련은 "해외 매출 비중이 네이버 30%대, 카카오는 아직 공식통계가 없는 실정으로,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느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개 ICT 기업에 미국은 애플·넷플릭스·테슬라 등 57개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역시 대표 기업인 알리바바를 포함한 12개사, 일본과 유럽의 경우 각각 11개, 10개사가 순위에 꼽혔다. 인도 역시 3개사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국 업체는 삼성전자가 11위로 유일하게 포함됐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시총이 보여주는 기업가치는 시장 전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미래향방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다"며 "카카오가 시총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가 변곡점을 맞고 있지만 주요국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IT 강국 위상을 이어가려면 디지털 혁신과 기존 산업과의 결합을 위한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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