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檢개혁위의 총장 지휘권 박탈 권고안 비판하는 글에 댓글 남겨
차장검사 승진 앞둔 상태서 법무부 비판에 “이례적 입장 표명” 반응
하루 200명 넘는 검사들 권고안 반대에 실명으로 동의 댓글

이영림(49·30기) 서울남부지검 공보관./연합뉴스

현직 검찰 공보관이 법무부를 비판하는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남긴 사실이 4일 확인됐다.

이영림(49·30기) 서울남부지검 공보관은 최근 이프로스에 “검찰을 다루는 저들의 방식에 분개한다”면서 “그 방식에 기생하려는 몇몇 인사들 또한 검사라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 글은 지난달 29일 김남수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폐지를 담은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를 두고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우려한 글에 댓글로 올라왔다.

이 공보관은 최근 법무부와 궤를 같이하는 친정부 성향 검사들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차장검사 승진 대상자인 이 공보관의 댓글에 대해 검사들은 “이례적인 입장 표명”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앞서 법무부 감찰과는 지난달 22일 사법연수원 22~30기 대상 인사검증동의서를 받았다.

한편 김 검사가 “(개혁위) 권고안 내용은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다”고 주장한 글에는 하루 만에 200명이 넘는 검사가 실명으로 “동의하고 깊이 공감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올 2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추진했을 때도 검찰 내 반발이 있었다.

막내급 평검사인 구자원(44기) 수원지검 여주지청 검사가 ‘기소하지 않는 검사는 검사인가’라는 글을 올리고 “이미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돼 수사권이 경찰에 부여됐는데 다시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떻게 분리한다는 것인지 와 닿지 않는다”고 비판하자 150개가 넘는 옹호 댓글이 달렸다.

지난 1월까지 법무부 대변인으로 근무한 박재억(29기)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장도 “같은 생각과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었다.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은 전면전으로 심화하고 있다. 추 장관이 해당 사건에서 윤 총장을 배제토록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지 한 달만인 지난 3일 윤 총장은 작심 발언을 했다.

윤 총장은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선 4·15 총선에서 압승한 거대 여당이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를 하는 등 다수결의 힘을 과시한 데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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