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교동도 아닌 강화도 북쪽 특정...가방 발견
감시망 피해 배수로로 탈출 후 헤엄쳐 간 듯
3년전엔 한강 하구 헤엄쳐 교동도로 들어와
강간 혐의로 불구속 입건...경찰 조사 중 월북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씨가 강화도 일대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헤엄쳐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김준락 함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인원(월북자)의 월북 추정 위치를 강화도 일대에서 특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인원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하고 현재 정밀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군 당국은 김씨가 월북하면서 철책을 직접 뚫진 않았지만,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철책 자체엔 과학화경계장비가 설치돼 있다. 강화도 북쪽 지역의 경우 이중철책은 물론 CCTV, 감시장비(TOD) 등이 설치되는 등 경계가 더 삼엄하다. 따라서 김씨는 배수로를 이용하는 게 감시망을 피하기 수월하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통제소에서 화면을 통해 철책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점을 바탕으로 김씨의 월북 당시 군 감시장비가 고장 났거나, 초병의 경계근무 실패 가능성을 제기한다.
경찰이 확인한 김씨의 마지막 동선은 18일 오전 2시 20분이다. 이 시간 김씨는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읍 월곳리에 도착 후 택시에서 하차했다. 그리고 이름 등이 적힌 소지품이 담긴 가방을 이 일대에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씨는 월곳리 근처 배수로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일대의 한강 하구는 북한과의 최단 거리가 1.3∼2.5km에 불과해 탈북민들이 물때에 맞춰 수영으로 귀순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곳이다. 김씨는 2017년 탈북할 당시에도 한강 하구를 헤엄쳐 교동대교를 통해 탈북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이번 월북 직전 김포와 강화도 일대를 사전 답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북한이 김씨의 월북 날짜를 ‘19일’이라고 특정한 데 대해서는 “기상이나 당시에 여러 가지 여건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군 당국은 전날 북한이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이후 김씨를 유력한 월북자로 지목해 조사 중이다.
한편 김씨는 지난달 강간 혐의로 한 차례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은 뒤 불구속 입건된 상태였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 김포시 자택에서 여성 A씨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남자친구와 다툰 뒤 전화 통화로 하소연하던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고, 함께 술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조사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