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절히 반성...너무나 참담한 마음과 죄책감 엉켜 많은 어려움 있었음을 양해해달라"
진중권 "피해자가 또다른 피해 입고 있을 때 당신은 한마디도 하지 않아...이제 와서 울먹이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여성운동가 출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악어의 눈물"이라고 비판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절히 반성한다. 너무나 참담한 마음과 죄책감이 엉켜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양해해달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남 최고위원은 여당 내 대표적인 박원순 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박원순 전 시장 실종 당일 박 전 시장과 통화한 인물로 경찰 참고인 조사도 받았다.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의혹을 처음으로 보고한 임순영 젠더특별보좌관이 남 최고위원 보좌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알려지며 남 최고위원이 고소 사실 유출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남 최고위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지내며 20년 넘게 여성운동을 해왔다. 하지만 박 전 시장 사태 이후 침묵을 지켜 여론의 비판을 받아왔다. 한술 더 떠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 중인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부르는 것을 남 최고위원이 주도했다는 게 알려져 충격을 줬다.

진중권 전 교수는 남 최고위원의 뒤늦은 사과를 강력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가 또다른 피해를 입고 있을 때 당신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악어의 눈물"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가족장으로 하려던 박원순 시장의 장례식을 당에서 '서울시장'으로 바꿔놓으려 했을 때, 이를 말렸어야 한다. 말리지 못했다면 비판이라도 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당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외려 가해자의 편에 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바꿔부르자고 제안한 것이 당신이 아니었나? 당신은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지도 못하게 했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는 문팬들의 2차 가해에 시달려야 했고, 아직도 시달리고 있다. 그 2차 가해에는 대표적인 문빠 지식인들이 대거 가담했다. 이렇게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를 입고 있을 때, 당신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제 와서 울먹이나? 역겹다"고 일침을 가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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