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경기도 행정2부지사, 정부에 "경기 북부지역 접경지역 등으로 육사 이전" 건의
시장에선 이전 부지로 경기 북부 파주 일대가 유력 후보로 거론돼
민주당, 육사와 태릉골프장은 물론 인근 태릉선수촌까지 아파트 공급 부지로 활용 고려
최대 면적 250만㎡(75만6250평)로 '미니신도시'...아파트 3만 채 단기간내 공급 가능
김진표 "태릉골프장에 100% 임대주택 조기 공급"...임대 물량으로 아파트값 안정될까?

태릉골프장 옆 육군사관학교 부지 (사진=연합뉴스)

경기도가 서울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 육군사관학교를 경기 북부 접경지역으로 이전하자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시장에서는 육사와 인접한 태릉골프장은 물론 태릉선수촌까지 대규모 택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유력한 대안으로 꼽아왔다.

이용철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27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육군사관학교 경기도 접경지역 이전 건의안'을 발표했다.

이 부지사는 “최근 정부 주택공급 물량 확대 발표 이후 태릉골프장을 택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육사 이전은 군 당국의 입장을 고려해 검토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동안 군사 규제 등 각종 규제로 고통을 겪은 지역의 균형 발전과 군 시설과의 연계 효과를 도모할 수 있는 경기 북부지역의 접경지역 등에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전 부지로 경기 북부의 파주 일대가 유력하리라고 보고 있다. 

이 부지사는 “육사는 합숙 생활을 하고 있어 서울에 입지할 필요성이 크지 않고, 이미 공군사관학교 등 다른 군사 교육시설이 이전한 선례가 있다”며 “정치권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국회와 청와대의 세종 이전까지 논의되는 상황이므로 육사 이전을 애초부터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그동안 특별한 희생을 겪어온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이나 '접경지역' 등에 육사를 이전하면 수도권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낙후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제활성화와 균형발전을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육사 부지는 그린벨트를 훼손하지 않고 인근 태릉골프장과 함께 대규모 택지로 활용할 수 있는 등 국민적 편익이 매우 높아 국가차원에서도 이전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육군장교 양성 교육기관으로 1946년 5월 국방경비대사관학교로 개교했다. 1948년 9월 지금의 교명을 얻은 뒤로 1951년 4년제 대학으로 재개교했다. 1954년 6월 경남 진해에서 지금의 자리인 서울시 노원구 태릉동1-1로 이전했다. 육군사관학교의 부지 규모는 149만6979㎡(45만3000여평)이며 총 110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서울 아파트 공급을 위해 육군사관학교 부지는 물론 인접한 태릉골프장까지 대규모 택지로 활용하는 방안은 시장에서 꾸준히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돼 왔다. 그린벨트를 실질적으로 훼손하지 않고도 6호선 등이 통과하는 접근성 좋은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단기간 내에 공급할 수 있어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5일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찾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함께 노원구 태릉 일대의 육사와 태릉골프장 부지 문제를 놓고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도 담벼락 하나만 사이에 두고 있는 육사와 태릉골프장은 물론 인근의 태릉선수촌까지 개발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이렇게 확보되는 부지의 최대 면적은 250만㎡(75만6250평)로 미니신도시급이다. 업계에선 정부부처 간 합의만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3만 채 가량의 아파트가 조기 공급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오늘 국회에서 열린 ‘정부 소유 수도권 골프장에 공공임대주택을 짓자’ 토론회에서 태릉골프장에 100% 공공임대주택을 조기 공급하자고 주장했다. 윤영식 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전용 50㎡ 아파트 5806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부지라면서 임대보증금 6000만원에 월 임대료 40만원으로 책정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해 임대업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당 계산대로 하면 정부는 태릉골프장 부지 공공임대주택 사업으로 연간 680억 정도를 벌어들이게 된다. 또한 당장 서울아파트를 일반분양을 통해 소유하고 싶어 하는 3040 맞벌이 세대의 수요와도 동떨어져 대대적인 임대아파트 공급이 아파트값 안정에 실효가 있겠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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