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삼 칼럼] 이제 南南 분단을 준비할 때
[김용삼 칼럼] 이제 南南 분단을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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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서 ‘낮은단계 연방제’의 출범 선언할 수도
남북 좌익이 연합한 연방제 통일국가, 전체주의 지향하는 프랑켄슈타인 될 것
김용삼 객원 칼럼니스트
김용삼 객원 칼럼니스트

4월 말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 발표에 이어, 이번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개헌 봉화를 올렸다. 6월 13일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 투표를 실시하기 위해 3월 21일까지 국회 발의가 없으면, 직접 발의하겠다면서 기한까지 예고했다. 당연히 국회에서 여야 합의하에 개헌안 발의는 불가능한 상태이니 이제 대통령 발의에 의한 개헌작업에 구체적인 시동이 걸리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됐다.

“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헌을 앞당길 필요가 있고,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 개헌안 발의를 앞둔 대통령의 참뜻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장악한 전직 주사파 인사들이 보기에 현재의 대한민국은 그다지 정의롭지 못하고, 나라답지 않은 나라라는 뜻이니 개헌을 통해 이를 확 뜯어고쳐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체 저들이 말하는 ‘정의롭고 나라다운’ 대한민국은 어떤 국가를 뜻하는 것일까?

이번 헌법개정안의 자문을 담당한 국민헌법자문특위 위원장이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다. 그는 대한민국 사회를 적색으로 물들이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한 『해방전후사의 인식』의 필진으로서, 시리즈의 제4권 총론에 해당하는 「해방 8년사의 총체적 인식」이란 논문을 최장집 교수와 공동으로 저술했다.

●북한을 ‘민주기지’라고 주장한 사람이 헌법 초안 작성

이 논문에서 최장집·정해구는 북한은 혁명적인 소련군의 지원 하에 혁명적 공산주의자와 혁명적 민중이 연합한 정권으로서 미제(美帝)와 반(反)민족·반(反)혁명 세력의 지배하에 있는 남한을 해방시킬 ‘민주기지’였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이론적 근거는 모택동의 신민주주의 혁명론적 시각에 뿌리를 두고 있다. 모택동은 중국이 봉건제 농업 국가이기 때문에 곧바로 사회주의로 이행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공산당 감독 하에 자본주의를 발전시켜 조건이 정비된 후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추진하고자 했다. 그는 이 노선을 신민주주의(新民主主義)라고 명명했다.

최장집․정해구의 주장대로 북한이 진정한 ‘민주기지’ 혹은 ‘혁명국가’였는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연구와 이론적 근거, 역사적 사실(historical fact)를 통해 이미 검증이 끝난 사안이다. 북한을 점령한 소련군은 스탈린의 지시에 의해 1945년 9월 20일부터 공산 단독정권 수립에 돌입했으며, 북한 헌법과 공산화 법률, 국가 이름(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복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소련공산당이 작성하고 당중앙(스탈린)의 재가를 거쳐 만들어주었다. 심지어 초대 내각 구성원은 물론, 한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간부진과 구성원들까지 모두 스탈린의 엄격한 재가를 거쳐 정해주었다.

이런 사이비 괴뢰집단이 ‘민주기지’였다고 우겨대는 인사들이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고, 청와대를 장악했다. 그런 허위를 진실인양 믿고 있는 부류의 사람들이 국정원을 개혁하고, 헌법 초안을 작성했으며, 언론계와 문화계, 학계, 사법부 등등 대한민국의 사령탑을 총체적으로 장악했다.

바로 문제 논문의 필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헌법 자문안’이라는 이름의 정부 개헌안 초안을 만들어 제출했다. 이들이 만든 개헌안은 겉으로는 △국민주권 △기본권 강화 △지방분권 강화 △견제와 균형 △민생개헌이라는 5대 원칙을 앞세우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일제히 침묵한다.

●‘국민’이 아닌 ‘사람’의 정체는?

헌법특위는 헌법 전문(前文)에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과 같은 ‘역사적 평가’가 마무리된 사건들을 나열하기로 했단다. 5․18과 6․10은 어떤 민주화 운동이었는가에 대해 역사적 평가가 마무리되었다고 저들은 믿고 있는 것일까?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개헌안 초안에는 수도를 법률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도를 서울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음을 명문화하겠다는 뜻이다. 공무원의 노동3권이 허용될 것이며, 토지 공개념도 대폭 확대됐다. 한글표기 헌법을 주장하면서 ‘국민’으로 표현된 기본권의 주체를 ‘사람’으로 표기한단다.

‘사람중심’이니 뭐니 하는 용어의 느닷없는 등장은 단순히 한자어인 ‘국민’을 순한글로 표기하기 위해서라고 믿으면 엄청 순진한 사람이다. 이들의 의도는 다른 데 있다. ‘국민’은 일제가 황국신민을 강제하기 위해 만든 일제 식 용어이니 이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주장의 내면에는 ‘백두혈통’의 주인공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친지김동(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창시하신 인류 불멸의 주체사상에 등장하는 용어인 ‘사람’으로의 수렴을 통해 한민족 모두가 재탄생해야 함을 상징하기 위한 일종의 용어 혼란전술일 수도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촛불혁명’은 역사적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넣지 않기로 했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삭제하고자 했던 시도는 보수층의 반발을 우려하여 기존 헌법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단다. 보수층이 민감하게 반발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인심 쓰듯 피하고, 그 대가로 자기들이 원하는 내용은 알 듯 모를 듯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바꿔서 은밀하게 포함시켜놓은 정부 입법안이 발의될 것이다.

현행 헌법에 의하면 개헌안이 발의되면 60일 이내(5월 19일까지)에 국회에서 표결을 통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현재 국회의 의석분포는 여당 121석,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116석이다. 마음만 먹으면 자유한국당 단독으로 개헌안 부결이 가능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대통령이 3월 21일 개헌안을 발의해도 국회에서 폐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물리적으로는 정부 개헌안이 국회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현재의 여야 구도가 5월 19일 이전까지 극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제로에 가깝다. 그렇다면, 안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개헌안을 결사적으로 밀어붙이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의중은 무엇인가? 저들은 덧셈 뺄셈도 제대로 못하고, 앞뒤 가림도 못하는 머저리란 말인가?

첫째 가능성은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배신이다. 저들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을 깨고 나가 현직 대통령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문재인 당선의 일등공신 역할을 혁혁히 한 바 있다. 한 번 배신한 자는 습관이 된다. 비록 저들이 찬바람 도니까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기어들어와 똬리를 틀고 있지만, 기회가 왔다 하면 또 다시 기어나가 배신하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정상회담=연방제

둘째는 4월 말로 예정된 문재인-김정은의 판문점 정상회담이다. 왕조국가의 세습 전제군주와 민주공화제 국가의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다는 게 어폐가 심하지만, 어쨌든 개헌안 발의와 정상회담은 언뜻 보면 전혀 별개의 사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무진장한 돌발변수가 잠복해 있는 뜨거운 사안이다.

공산당이 협상 테이블로 나온다는 뜻은 기력이 소진되어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는 사실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진부한 전술전략이다. 그런데 언필칭 ‘백두혈통’들의 남북정상회담 수법에는 시간 벌기 외에 두 가지 의도가 숨어 있다. 하나는 남한으로부터 정상회담 쇼에 참여해주는 대가로 막대한 달러 및 원조물자 조공을 진상받기 위해서요, 다른 하나는 연방제 쟁취를 위해서다.

노태우 정부 시절 안기부장으로서 김일성-김정일과 만난 사람이 서동권 전 안기부장이다. 그는 노태우 정부 시절 북에서 연방제 합의를 조건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요청했고, 이를 검토한 노태우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사실을 증언한 바 있다. 서동권 부장은 정상회담에 나서는 ‘백두혈통’들의 진짜 속내는 ‘연방제 쟁취’가 주목적이라고 지적한다. 김대중-김정일 회담에서 이미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지 않은가.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 시절인 2012년 8월 16일 “남북국가연합 또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꼭 실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6‧15 선언에서 밝힌 통일의 길로 나아가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월 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김정은 합작으로 무슨 가슴 철렁한 핫 이슈가 터져나와도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 분위기가 성숙되어가고 있다.

6․15 정상회담 이후 남한 사회에 광풍과도 같은 통일 회오리를 일으켰던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문재인-김정은 판문점 회담에서는 핵․미사일 폐기는 선언적 차원에서 그칠 것이고, ‘낮은 단계의 연방제’ 같은 추상적인 내용보다 훨씬 진일보한 충격적인 선언이 제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경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존재, 국체(國體)와 국호(國號), 애국가, 태극기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해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남북한 좌익․친공(親共)․종북․주사파 신봉론자들이 총궐기한다. 그리고 남북 합작으로 지방분권이란 이름하에 ‘낮은 단계의 연방제’ 방식의 통일민족국가 출범을 위해서라는 미명 하에 수도를 엉뚱한 지역으로 이전하고, 헌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유권자를 겁박한다.

관제 언론과 사이비 어용 교수, 권력의 충실한 나팔수인 무뇌아 언론들이 총 출동하여 개헌 찬성=애국, 개헌 반대=역적이라는 논리를 확대재생산하여 개헌을 관철시킨다. 이미 ‘촛불혁명’을 통해 정권을 합법적으로 찬탈한 그들에게 남북 합작의 연방제와 이를 추인하기 위한 개헌안 통과는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어 보일 것이다.

보수우파 진영의 반발은 대대적인 촛불 전위부대를 동원하여 잠재운다. 좌익 지지층 결집, 언론의 부역행위를 통한 찬성 여론 조성, 평화통일을 앞세운 홍위병식 사이버 테러,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 대한 열망, 지방분권을 통해 민주주의 완성 운운하는 선전선동과 공갈협박을 통해 재갈을 물린다. 이쯤 되면 개헌이 뭐 그다지 어려운 과업에 속하는 사안이 아니라고 계가(計家)를 끝낸 것이 분명해 보인다.

국체 변경 시도는 명백한 국가 전복 행위다. 불행하게도 이를 막아내야 할 국군과 경찰, 검찰 공안팀, 국가정보원은 중립 내지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한 해바라기 대열에 합류했다.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물리력을 보유한 공권력은 현재로선 존재하지 않는다. 과연 이 나라 국군이 연방제 통일이 선언될 경우 총을 들고 거리에 나설 만한 투철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가?

●南南 분단 각오해야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여 숨통을 끊거나 김정은 참수작전을 대신해주길 바라는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안다. 꿈에서 깨어나시기 바란다. 지금까지 미국의 전략은 미국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 일본을 지키기 위해 그 전초기지로서 한국이 필요하다는 세력과, 한국 없어도 얼마든지 일본을 지킬 수 있다는 세력의 대립 양상이었다.

틈만 났다 하면 “양키 고 홈” “미국놈들 몰아내자”는 시위가 백주노상에서 벌어지고 “미제가 통일 기회를 막았다”거나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를 외쳐대는 ‘싸가지 없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뭐가 그렇게 예쁘다고 적지 않은 미군의 희생과 막대한 전쟁 비용, 전 세계 좌익들의 비난을 받아 가면 북한을 손봐주겠다고 나서겠는가.

이념과 체제가 180도 다른 정치조직이 현실 문제는 도외시한 채 연방제로 하나가 되겠다는 생각 자체가 정신병자적 발상이다. 남북의 좌익세력을 하나로 묶는 질긴 끈이 ‘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인데, 국수주의적 민족 망령이 미신처럼 횡행하며 모든 가치관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제 남북의 이념과 체제는 민족 망령의 세례를 받아 초토화 되고, 국수주의적 민족 열망으로 똘똘 뭉친 남북한 연방제 통일국가의 탄생이 머지 않은 것 같다.

거의 모든 진지를 좌익이 장악하고 있는 현실론 시각으로 볼 때 그 무엇으로도 이 행보를 막을 수 없다. 유일한 방법은 깨어 있는 시민들의 각성과 자각, 행동뿐이다. 친일파․민족반역자․독재의 원흉으로 지탄받는 이승만은 좌익과 공산주의․사회주의가 대세였던 남한 땅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을 출범시켰다.

통일국가 수립이 불가능한 국제정세 하에서 김구는 통일국가 수립을 외치다 암살당했고, 이승만은 한반도에서 38도선 이남 지역을 분리해 내서 비록 반쪽이긴 하지만 국가를 세워 대한민국을 출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북한 좌익 합작의 연방제 국가 수립 기도를 물리적 힘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그것을 막지 못하면 어떻게 하든 이승만의 전략처럼 남한의 한구석이라도 점거하여 남남(南南) 분단국가를 세워야 한다. 남북한 좌익 합작의 연방제 통일국가는 분명 사회주의․공산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프랑켄슈타인이나 다름없는 전체주의 국가를 지향할 것이다. 반면에 우리가 지향하는 국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고, 개인의 창의와 자유가 만개하는 자유민주국가를 지향한다.

생각이 다르고, 사상과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며, 철학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깨어 있는 소수들이 합심하여 남한의 한구석에라도 대한민국의 가치관을 이어갈 자유민주국가를 존속시켜야 한다. 드디어 우리는 남북 분단에 이어 남남 분단을 각오해야 할 때다.

김용삼 객원 칼럼니스트(박정희기념재단 기획실장/전 월간조선 편집장)

<편집자 주>외부 칼럼은 PenN의 편집방향과 일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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