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협상장으로 견인하기에 충분하면서도 미국이 협상파기를 선언할 만큼 과도하지 않은 방식을 선택하게 될 것...실제 잠수함에서의 SLBM 발사 실험이 선택지일 수 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북한이 향후 공세적 행동 수단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최대의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시기’를 가늠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내부 연구보고서인 ‘북한의 공세적 행동 배경과 한반도 정세 전망’에서 “북한은 미국을 협상장으로 견인하기에 충분하면서도 미국이 협상파기를 선언할 만큼 과도하지 않은 방식을 선택하게 될 것인데 실제 잠수함에서의 SLBM 발사 실험이 선택지일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과 ICBM 발사 등 안보리 결의를 직접적으로 위반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북미 간 합의한 핵·ICBM 실험동결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간의 약속으로 언급되었고 아직은 북한의 대외매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핵·ICBM 실험동결은 미국의 상응조치를 압박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지하고 있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ICBM 실험이나 지역 안정성을 저해하는 고강도 도발로 인해 추가적인 안보리 제재를 촉진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곤경에 빠진 북한 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인의 인명피해를 초래하는 되돌릴 수 없는 고강도의 도발은 한국사회 내부와 한미동맹의 분열이 아닌 단결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SLBM을 선택할 이유에 대해 “지금껏 SLMB 실험으로 안보리에서 결의문을 통과시킨 적은 없으며, 지난 북한이 SLBM 사출 실험을 감행했을 때에도 안보리에서 상임이사국 간 대응 방식에 대한 이견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점에서 정치외교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북한이 요구해온 미국의 ‘새로운 계산법’을 강요하고자 한다면 SLBM 실험은 선택가능한 옵션 중의 하나”라며 “다만 사용가능하면서 최대의 충격을 줄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라는 점에서 북한은 ‘시기’를 가늠하고자 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논리적 추론의 결과는 북한의 행동이 상황에 따라 수위조절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 결국 우리가 우려해야할 것은 ‘안정-불안정 패러독스’ 상황”이라며 “북한이 핵·ICBM 실험을 포함한 고강도 도발은 자제하면서 낮은 수준의 국지도발은 보다 과감하게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미 대선정국에서 코로나,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에 매몰되어 있는 트럼프 정부가 물리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준, 그리고 중·러가 안보리에서 추가제재 결의에 동의하지 않을 선까지가 과감한 행동의 범위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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