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국면에서 중국이 미국에 회담 요청...양제츠, 하와이 美공군기지로 날아가
우한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 열린 양국 고위급 대면 회담
中 "협력만이 양측의 유일한 올바른 선택" vs. 美 "완전하게 호혜적인 거래해야"
한반도 긴장 상황도 논의...로이터 "이번 회담 의제에 북한 문제 포함"
美, 對中 압박 행보 계속...위구르 인권과 홍콩 보안법 문제 정조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로 격화되는 미중갈등 국면에서 중국이 먼저 미국에 대화를 요청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하와이 공군기지에서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이틀에 걸쳐 회동했다.

미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밤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은 미·중 관계에 관한 견해를 교환하기 위해 오늘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동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우한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대면 회담을 연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중국 요청으로 이번 회담이 성사됐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하와이의 히컴 공군기지에서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1박 2일간 비공개로 만났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양 정치국원과 전날 만찬을 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회동 소식을 전하며 “양국이 중미 관계,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패권 도전을 일체 불허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면적인 대중(對中) 공세에 ‘양국 간 긴장 완화’를 명목으로 먼저 회담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협력만이 양측의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면서 “중국은 충돌과 대항 대신 상호 존중하고 '윈윈'하는 관계를 발전시키도록 미국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중국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며 대만과 홍콩,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등의 현안에 있어선 내정 간섭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모든 분야에서의 미국 국익의 중요성을 두루 강조하며 중국이 ‘완전하게 호혜적인 거래’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대북 특별대표를 맡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대표가 폼페이오 장관과 이번 회담에 참여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회담 의제에 북한 문제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한편 비건 부대표는 전격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금명간 워싱턴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미국은 대중 압박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020년 위구르인권정책법'에 서명함으로써 중국 당국자에게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 탄압의 책임을 물어 국제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과 홍콩 보안법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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