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8월 '공매도 금지 효과 및 공매도 제도 보완점' 공청회 예고
"우한 코로나 이후 증시 급반등에 공매도 금지 조치가 순기능했다" vs.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유일...해외 주가는 모두 똑같이 급반등했다"
전문가, 공청회 소식에 "전형적인 관료보신주의적 발상...부질없는 논란만 부추길 것"

금융당국이 오는 8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주제로 한 공청회를 연다. 금융업계는 “차라리 여론조사를 해라”며 비판하고 있다.

17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 효과 및 공매도 제도 보완점 등에 대해 오는 8월 두 차례 이상의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과 오해가 많은 상황”이라며 “공매도 금지 효과 및 공매도 제도 평가와 관련해 시장과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공청회 취지를 설명했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와 함께 지난 3월부터 실시해온 ‘공매도 금지 조치와 주식시장의 상관관계’ 연구 결과도 공청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공매도의 시장 영향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놓고 벌어지는 팽팽한 입장 대립과 바람직한 규제방안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연구다.

최근 코스피가 2,200선을 넘보자 공매도 금지 조치가 증시 반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한금융투자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공매도 금지 조치가 주가지수를 약 9% 높이는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물론 공매도 금지의 증시 부양 효과에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입장도 상존한다.

금융업계는 “공매도를 금지하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한데 해외 주가도 똑같이 급반등했다”고 지적한다. 공매도 금지 국가와 허용 국가 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차트만 놓고 보면 오히려 역전되는 구간들도 보인다”고 말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다행히 주식이 많이 올랐는데 주식이 오른 것이 공매도 금지에 의한 것인지 세계적으로 같이 오르면서 그런 건지는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매도 제도 폐지는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제도가 외국인과 기관들에만 유리하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폐지 또는 개선 의견을 올리고 있다.

금융위는 오는 9월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를 예정대로 실시할지 여부를 공청회와 시장 영향 분석을 통해 결정할 방침이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금융위의 공청회 소식에 마뜩찮아 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사 고위 임원을 역임한 한 전문가는 “전형적인 관료보신주의적 발상”이라며 “책임회피에 능한 관료들의 얄미운 의사결정 방식일 뿐으로 차라리 여론조사를 해라”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우에 따라 가격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존재하고 주가에 단기적 영향을 미치는 시장 참여자들의 주요 수단”이라며 “위기국면에서 한시적으로 금지한 조치를 원상복구하는 것도 공청회에 맡긴다니 부질없는 논란만 부추길 것”이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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