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가나가와縣 가와사키市 소재 모 병원에서 사망...지난 1977년 납북된 딸의 생사 확인 못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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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타 시게루.(사진=로이터)

최연소 납북(拉北) 일본인으로 알려진 요코타 메구미(橫田惠) 씨의 부친 요코타 시게루(橫田滋) 씨가 사망했다.

당시 만 13세로 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1977년 일본 니가타현(縣) 니가타시(市)에서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돼 북한으로 끌려간 요코타 메구미 씨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 씨가 5일 가나가와현(縣) 가와사키시(市) 소재 모(某) 병원에서 향년 87세로 운명(殞命)했다. 딸의 피랍(被拉) 이후 지난 40여년 간에 걸쳐 일본 전국을 돌며 1400회 이상의 강연을 여는 등 납북 일본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분투해 온 요코타 씨였지만, 결국 딸 메구미 씨의 생사를 확인하지도 못 한 채 세상을 달리하게 된 것이다. 이 문제의 심볼과도 같았던 시게루 씨의 사망은 일본 사회의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요코타 씨가 사망한 5일 밤 도쿄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애석하다”며 “시게루 씨는 (그의 아내) 사키에 씨와 함께 딸 메구미 씨를 끌어안을 수 있게 될 날을 기다리며 지금까지 전력을 다해 왔지만 아직까지 메구미 씨의 귀국이 실현되지 않은 점은 매우 슬픈 일이며, (총리로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요코타 씨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현재까지 북한 공작원 등에 의해 북한으로 끌려간 것으로 일본 정부가 공식 확인한 일본인은 17명에 달한다. 북한 측은 오랫동안 납북 일본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와 북한 김정일 사이에 이뤄진 평양 회담에서 김정일이 납북 일본인 문제를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한편, 북한 측 주장에 따르면 고(故) 요코타 시게루 씨의 딸 요코타 메구미 씨는 지난 1994년 자살했다. 지난 1978년 전북 선유도에서 납북된 김영남 씨와 1986년 결혼했지만 산후 우울증을 겪다가 남편 김 씨와 1993년부터 별거하는 중에 숨졌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고이즈미 당시 일본 총리의 평양 방문 때 북한 김정일이 메구미 씨의 납북 사실을 인정한 후 북한은 2004년 요코타 메구미의 유골을 일본 측에 넘겨준 바 있다. 하지만 일본 측의 유전자 감식 결과 해당 유골은 메구미 씨의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일본 정부는 요코타 메구미가 살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아울러 납북 피해 일본인 전원이 생존해 있다고 전제하고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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