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위 관료가 中 민주화 운동 지도자 만난 것은 이례적인 사례
“우리는 인권과 자유를 지키는 정부 만들고자 열망하는 중국 인민들 편에 서 있다” 美 국무부도 공식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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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3일(미국 현지시간) ‘천안문(天安門·톈안먼) 사건’ 당시 학생 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을 접견하고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사진=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3일(미국 현지시간) ‘천안문(天安門·톈안먼) 사건’ 당시 학생 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을 접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민주화를 요구한 중국 시민의 항의 시위를 중국 정부가 인민해방군 전력(戰力)을 동원해 진압한 ‘천안문 사건’ 31주년 기념일에 맞춰 왕단(王丹·51) 씨 등 4명의 당시 학생 운동 지도자들을 만나고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게재했다.

왕 씨는 중국 베이징대학(北京大學) 재학 중이던 지난 1989년 발생한 ‘천안문 사건’ 당시 쿵칭둥(孔慶東), 차이링(柴玲), 중국 신장·위구르 출신의 외르케슈 될레트 등과 함께 시위를 주도, 중국 당국이 발표한 학생 수배자 명단 1호로 올라 ‘반(反)혁명선전선동죄’라는 죄목으로 4년형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왕 씨는 지난 1998년 미국의 신병 인도 요청으로 미국 망명길에 오른 이래 지난 2008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례적으로 왕 씨 등 ‘천안문 사건’ 당시의 학생 지도자들을 만나고 이 사실을 공개한 데에는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해 견제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같은 날, 미 국무부도 부(部)의 공식 웹사이트에 〈천안문 사건 31주년〉(31st Anniversary of Tiananmen Square)이라는 제목의 성명으로 내고 ‘천안문 사건’ 당시 중국 당국의 무력 행사로 사망한 중국의 시민들을 추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민주화와 인권, 그리고 부패 없는 사회를 부르짖다가 중국 공산당이 보낸 인민해방군의 전차와 총검 앞에 짓밟힌 용감한 중국 인민에 경의를 표한다”며 “천안문 앞에서의 항의 시위는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이 민주화로 나아가는 데에 큰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중국의 공산당 정권은 극심한 정보 통제와 야만성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천안문 사건’으로부터) 31년이 지났지만, 당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실종되거나 사망했는지 여전히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라며 “우리는 지난 ‘천안문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도하며, 동시에 인권과 근본적인 자유들, 그리고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정부를 만들고자 지속해 열망하고 있는 중국 인민들의 편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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