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출마를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이 싫어한다” 의지 꺾으려 해
8년 뒤에는 “위안부 문제 해결하겠다”, 윤미향 본인이 출마해 당선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펜앤드마이크,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8년 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던 이용수 할머니를 만류했던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윤 당선인은 당시 이 할머니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은 국회에 가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도왔다는 명목으로 이번 4·15 총선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나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날 노컷뉴스는 2012년 3월 8일 윤 당선인과 이 할머니 사이에 오간 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이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당시 19대 총선 출마의사를 밝히자 윤 당선인은 “국회의원을 안 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출마를 만류했다. 또 “ 할머니의 출마를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이 싫어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다른 할머니들이 무엇에 기분 나빠 하느냐. 나는 그런 것 때문에 할 것 안 하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죽어야 한다”며 “죽어가는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아울러 “국회의원이 되면 월급은 다 좋은 일에 할 것”이라며 “(네가) 걱정되면 ‘할머니 건강이 걱정된다’고만 하면 된다”고도 했다.

이후 이 할머니는 2012년 3월 14일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비례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윤 당선인과 통화를 하고 엿새 뒤의 일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할머니에게 공천을 주지 않았다.

당시 이 할머니는 출마의 변으로 “(피해자인 내가) 국회에 진출해 직접 정부와 일본을 압박하는 것이 살아 있는 동안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이 포부로 밝힌 “일본군성노예제 진상 규명과 사과, 그리고 그것을 미래세대가 기억하도록 하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지원하고 제도적으로 장려할 수 있는 법제를 마련하고 싶다”는 내용과 다르지 않다.

한편 윤 당선인은 지난달 총선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국회 진출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응원했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은 특히 “이용수 할머니께 연락드렸다. 시민당 비례 후보로 나가게 됐다고 하니 ‘잘했다. 가서 우리 문제 풀어야지. 같이 하자’라고 했다”고 전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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