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 서울사무소 폴슨 소장 “수용소의 수감자들 등 북한 內 가장 취약한 계층 우려”
“국경 폐쇄와 코로나 감염 우려로 탈북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도 큰 도전”

평양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VOA).
평양 시민들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VOA).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5일(현지시간) 북한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다른 나라보다 치명률이 높을 것이라며 북한정권의 대응이 열악한 북한주민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지금도 공식적으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없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바이러스와 북한당국의 대응조치가 주민들의 인권에 가져올 결과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했을 때부터 이웃나라인 북한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성을 주시했다”며 ‘현장의 소리’라는 제목으로 유엔 인권 서울사무소 시나 폴슨 소장과의 인터뷰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폴슨 소장은 강화된 이동 제한 등 북한당국의 대응이 “북한의 절박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COVID-19 사태 이전에도 북한의 인구의 40%가 식량 불안정 상태 등으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고 다른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었다”며 “중국과의 국경 폐쇄로 무역이 심각하게 제함됨에 따라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했다.

폴슨 소장은 “특히 북한 내 가장 취약한 계층을 우려한다”며 비좁은 수용소의 수감자들과 적절한 보건 관리와 충분한 음식과 안전한 식수원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 마스크와 비누를 살만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언급했다.

그는 “열악한 국가보건체계와 상당한 인구의 영양 결핍 상태 등을 고려할 때 북한에서 바이러스가 대규모로 확산할 경우 이웃나라보다 치명률이 훨씬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우려 사안”이라고 했다.

폴슨 소장은 정보와 현지 접근 제한 등으로 북한의 전체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으며 시민사회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정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국경 폐쇄와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인해 탈북이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도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폴슨 소장은 “지금은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글로벌 팬데믹 상황”이라며 “사람들에게 지역적· 국가적 관리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기술을 더 잘 활용하며, 더 공평한 방식으로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이 중요한 대응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당장은 북한을 포함해 각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가장 필요한 이들을 돕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 인권서울사무소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정권의 인권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현장에 기반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권고에 따라 2015년 6월에 개소했다. 북한 내 인권 상황을 감시하고 기록하는 것이 핵심 업무다. 폴슨 소장은 최신 정보를 얻기 위해 탈북민과 시미사회, 특히 북한 내부와 접촉이 가능한 이들과 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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