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대한 비판이 지금 당장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아...나같은 사람이 활동하면서 양적인 축적을 해놔야 어느 순간 질적 전환도 가능"

호남 지역에서 보기 드문 '우파 인사'로 고군분투 중인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가 '호남의 인식 전환'을 강력히 주장하면서도 "우파 또한 호남에 대한 혐오가 아닌 비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대표는 12일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겸 주필과의 대담에서 호남의 변화를 촉구하며 동시에 우파의 막무가내식 혐오 또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15 총선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청년들이 광주를 떠나고 제사를 고집한다는 등의 지적들은 호남에겐 불편할 수밖에 없는 메세지였다. 박수칠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몇몇 분들이 저에게 욕을 하면서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지만 이러한 과정이 있어야 비로소 호남이 변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 대표는 지난 4.15 총선 준비 과정에서 "광주는 80년대의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생산 대신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 과거 비극의 기념비가 젊은이들의 취업과 출산을 가로막는 도시로 추락했다"는 등의 직언으로 각종 언론들로부터 '막말 프레임'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주 대표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보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럴 때 마다 '정말 광주가 이대로 갔으면 좋겠습니까'라고 반문한다"면서 "지금 당장 광주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진심을 알아주는 분들이 계셔서 그동안 2%대를 넘기기도 힘들었던 우파 후보 지지율이 4%대로 올라서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든다"며 "누군가는 해야할 일을 해야하지 않겠나. 나같은 사람이 활동하면서 쌓아올린 양적인 축적이 있어야 어느 순간 질적 전환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이 위험하고 호남이 위험하고 광주가 위험하다. 지금 당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정권이 대한민국을 필연적으로 파산으로 이끌고 있다"며 "나중엔 호남이 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게 될텐데 그러면 호남이 최대의 자랑거리이자 유산으로 삼고 있는 민주화의 유산마저도 덤으로 넘어가게 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우파 진영의 '호남 혐오'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가했다. 주 대표는 "호남도 비판을 하지만 동시에 우파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파가 호남을 혐오만 했지, 비판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판은 애정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부분인데 특히 우파 엘리트들이 호남 문제에 대해선 그동안 방관만 해왔다"며 "호남에 대해 혐오만 있는 발언들이 마치 우파 전체의 인식으로 치부되어 왔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 대표는 5·18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오직 좌파들만이 5·18을 자신들만의 상징 자산으로 삼고 있다"며 "우파가 5·18에 대해서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5.18을 왜곡하고 있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점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5·18이 아무리 위대한 사건이라 해도 인류 역사의 축적물이자 성과인 양심과 사상, 언론의 자유를 뛰어 넘을 수는 없다"며 "좌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를 국가의 처벌로 다루는 것은 5·18을 광주의 사건으로, 호남의 사건만으로 고립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대표는 그러면서도 "우파가 호남 전체를 적으로 돌려선 안된다. 호남이 가진 피해자 의식을 점점 더 강화시켜서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호남 문제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우파의 막무가내식 호남 혐오 또한 멈춰줄 것을 호소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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