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재검표 결과 발표된 후 WSJ, 로이터, 알자지라 등 보도
당시 국내 언론들, 재검표에 들어갔다고는 보도했지만 그 결과는 보도 안해

 

한국산 전자개표기가 2018년 이라크 총선에서 선거부정의 핵심으로 지목됐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펜앤드마이크 확인 결과, 2018년 5월에 진행된 이라크 총선에서 한국의 미루시스템즈가 수출한 전자투개표기가 사용됐다.

해당 전자투개표기는 한국의 21대 총선에서 사용된 전자개표기(투표지분류기)와는 다른 기계다.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스캐너 형태의 투개표기에 직접 밀어 넣는 방식이고, 중앙선관위의 서버와 통신망으로 연결돼 투표 결과가 바로 집계된다.

선거 직후 이라크에선 총선 결과를 놓고 전자투개표기를 통한 선거부정 논란이 일었다.

문제가 제기된 전 지역에 대해 이라크 대법원은 수개표로 재검표를 할 것을 승인했다.  3개월 후 발표된 재검표 결과는 당초 개표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WSJ(월스트리트 저널),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등의 언론은 이를 보도했다. WSJ은  'Iraq Election Results Unchanged After Recount on Fraud Allegations' (재검표를 했지만 이라크 선거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기사를 통해 "수개표로 진행된 재검표 결과는 당초 전자개표 결과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A manual vote recount showed almost no difference from the initial tally)고 이라크 고위 선관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 재검표 결과, 총선에서 1위를 한 정당인 Forward는 기존 54석을  유지했고, 2위를 한 Conquest Alliance는 기존 47석에서 48석으로 1석을 늘리는데 그쳤으며, 3위를 한 Victory Coalition은 기존 42석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고 2018년 8월 이라크 대법원은 재검표 결과를 비준했다.

이같은 사실은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보도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연합뉴스 등 국내 통신사 및 언론사들은 2018년 당시, 이라크 총선이 부정선거 논란으로 재검표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보도했지만, 선거 3개월 후인 8월에 발표된 재검표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현재 일각에선, 한국의 이번 21대 총선에서, 미루시스템즈의 전자개표기(투표지분류기)가 사용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펜앤드마이크는 미루시스템즈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미루시스템즈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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