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미투와 다른 문제…작년 9월 합의이혼 상태"
"성범죄 고발전력 없어" 누더기 된 청와대 인사검증서 명분 찾기도
김영미 공주시의원, 폭로자 민주당원 고소 "내 이혼은 성격문제"

'안희정의 친구'이자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도당위원장으로서 내연녀를 기초의원에 공천했다는 주장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며 "그 여성분은 (결혼도 고려하며)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사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아내가 있으면서도 4년 전 내연관계의 여성을 비례대표 기초의원에 공천했다는 의혹에 '현재 곧 결혼할 사이'라는 입장으로 반박에 나선 셈이다. 박 후보는 자신이 최근 이혼한 상태라고 밝혀, 현재 여성과 교제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 출신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와 김영미 충남 공주시의원(비례대표)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 출신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와 김영미 충남 공주시의원(비례대표)

지난 5일, 민주당의 충남 공주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출신이었다는 민주당원 오영환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예비후보가 자신의 내연녀를 2014년 지방선거에서 공주시의원 비례대표 1번에 공천했다'는 취지의 폭로 글을 올리며, 박 후보의 충남지사 예비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이미 5일 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폭로를 계기로 6일부터 선거운동 잠정중단에 들어갔던 박 후보는 자신도 폭로 대상이 되자, 의혹 유포 및 언론 보도에 "법적 대응"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그와 함께 도마 위에 오른 여성은 김영미 충남 공주시의원(비례)으로, 김 시의원은 7일 의혹 제기자를 대전지검 공주지청에 고소했다고 언론에 밝힌 상태다.

그럼에도 논란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가운데, 박 후보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연녀라고 지칭되는 그 여성분(김영미 시의원)은 곧 나와 재혼할 사람"이라면서 "이미 충남지사 출마선언을 할 때도 얘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번 논란에 대해 "'미투(Me too)'와는 다른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나는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여성 문제와 관련 진정·고소·고발을 당한 적이 없다"는 데서 명분을 찾기도 했다.

2014년 6.3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충남도당 공동위원장이던 박 후보가 김 시의원을 비례대표로 밀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박 후보는 "(김 시의원은) 2009년 입당해서 공주지역원회 여성국장을 맡는 등 당에 헌신한 경력으로 비례공천 1번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박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공주뿐만 아니라 천안 등 대부분 지역위원회 여성위원장이 시·군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다"며 "당시 공주지역위원회는 비례대표 의원 입후보자가 오직 1명뿐이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돕는 것은 민주당의 당론"이란 점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결혼 관계에 관해서는 "나의 아내와는 11년 전부터 별거를 했고, 관계 회복이 어려워서, 결국 지난해 9월 합의 이혼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약 그가 김 시의원과 사귀기 시작한 시점이 작년 9월보다 이전이라면 법적으로 아내가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중요한 공직(公職)을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다.

그는 또 통화에서 "그분(오영환씨)에게 '다른 분을 지지한다면 그분을 홍보하는 활동을 하면 되지, 이렇게 허위사실을 말씀하시면 안 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도 보냈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이날 공식 해명을 통해서는 자신이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청와대는 전문요원들이 철저히 인사검증을 한다. '대통령의 입'이나 마찬가지니 가장 엄중한 인사 검증이 진행된다"며 "타 정당에서도 저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 당의 특정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이 이런 짓을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인과 김 시의원이 실제로 남녀관계인데다, 청와대 민정라인의 '인사검증 실패'는 문재인 정권 초기부터 야3당(당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집중 제기하고도 문 대통령 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사과조차 나온 적이 없는 사안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 시의원은 '내연녀 공천' 의혹을 폭로한 오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박 후보의 내연녀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내연녀가 아니다'라는 주장은 박 후보가 지난해 9월 합의 이혼하기 전 교제하지 않았다면 성립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시의원은 또 "전 남편과는 성격문제로 이혼했다"며 "박 후보와 부적절한 관계로 이혼했다는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어 전 남편의 진술서를 검찰에 추가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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