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우리는 국민 마음을 얻지 못해 진 것"
이준석 "선거에 진 사람이 가져야 할 아쉬움이라면, 잠을 1분 더 줄이지 못해 유권자 한 명을 더 설득하지 못한 것 뿐이어야"
김진홍 "부정 선거 이야기만 자꾸하면 과거에 매여서 다가올 22개월을 허송세월하기 쉽다"
이병태 "선거 부정 음모론 주장하는 분들? 투개표 종사자를 집단적으로 매수하거나 속일 수 있다고 믿으시는 것"
이경전 "숫자는 가끔 우연을 주고 그래서 우리에게 어떤 힘 느끼게 해...하지만 증거는 통계적 아닌, 물질적으로 잡아야"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왼쪽부터),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 김진홍 목사. (사진=연합뉴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왼쪽부터),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 김진홍 목사.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 결과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가운데 우파 진영 일각에선 '사전 투표 조작설', '선거 부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당 내부와 우파 지식인들은 이를 우려하며 "선거 불복으로 비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전투표 조작 의혹 제기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며 "잘못하면 저희가 선거 불복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우리는 국민 마음을 얻지 못해 진 것"이라며 "민심을 바로 보고 우리가 왜 패배했는지에 대한 성찰을 해야 할 때 또 다른 논란을 낳으면 안 된다"고 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직적으로 개입해야 하는데, 그 많은 선관위 구성원이 일사불란하게 조작에 개입하기는 불가능"이라며 "민심이 더 차가워질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 노원병에서 아깝게 낙선한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 역시 "보수 진영 상당수가 양심을 기반으로 선거 부정론을 잠재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상식과 비상식, 공익과 사리사욕은 공존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본 투표에서 이기고 사전 투표에서 진 것은 나"라며 "선거에 진 사람이 가져야 할 아쉬움이라면, 잠을 1분 더 줄이지 못해 유권자 한 명을 더 설득하지 못한 것 뿐이어야 한다"고 했다.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종종 참석했던 우파 개신교계 원로 김진홍 목사는 이날 교계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때마다 그(부정 선거) 이야기는 계속 나왔다"며 "그 이야기만 자꾸하면 과거에 매여서 다가올 22개월을 허송세월하기 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전문성 있는 분들이 파헤쳐서 대처하도록 밀어드리고, 교회나 국민 전체가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했다.

우파 성향 지식인들도 걱정 어린 시선으로 선거 부정 의혹을 지켜보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리며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병태 교수는 "(선거 부정) 음모론을 주장하는 분들은 우리나라 선관위 종사자, 투개표 종사자를 집단적으로 매수하거나 속일 수 있는 엉성한 절차로 우리나라 선거관리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고 믿으시는 것"이라며 선거 부정 의혹을 일축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숫자는 가끔 우연을 주고 그래서 우리에게 어떤 힘을 느끼게도 한다"며 "이번 총선도 그런 숫자들의 발생이 우리의 안타까운 마음을 의혹과 분노로 전환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확실한 증거를 수학, 통계적으로 잡아낼 것이 아니라, 물질적으로 잡아야 한다. 선거에서 수학과 통계는 그 현상을 설명해줄뿐, 선거부정이나 조작의 증거를 제시하진 못한다. 따라서, 이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에 더 집중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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