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사진=CSIS 홈페이지 캡처)
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사진=CSIS 홈페이지 캡처)

대북 대화론자로 꼽히며, 차기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됐다가 낙마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7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전한 데 대해 북한의 저의를 의심했다.

적어도 북핵 폐기 로드맵을 갖고 2005년 6자회담에서 이룬 9.19 공동성명 원칙을 북한이 재확인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으로는 남북 대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북대화가 나란히 진전돼야 한다고 주장해 온 한국이 '대화를 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나오기도 전에 4월 남북 정상회담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8일(한국시간) 뉴시스에 따르면 차 석좌는 이날 리사 콜린스 연구원과 CSIS에 공동 기고한 글에서 이같은 생각을 드러냈다. 

차 석좌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밝힌 일은 위기를 막기 위한 일보 진전"이라면서도 "북한이 전달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새로운 게 아니다"고 짚었다.

그는 "이는 미국이 동맹인 한국에 보장하고 있는 확장 억지력을 종료시키고 현존하는 동맹 간 헌신을 희석시키려는 평양(북한 지도부)의 욕망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외교적 접근법은 이들의 종합적인 핵·경제 병진 전략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분수령적 전략 변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바깥 세계로부터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핵무기를 단상에 올리려는 작전상 전환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에 관심을 내비치면서도 군사 옵션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역사적 기록과 외교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 협상의 가치에 대해 비관적 시선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특사단이 남북 대화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내일 워싱턴을 방문하면 미국도 구체적인 대응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양자든 다자든 어떤 협상이 진행된다면 2005년 6자 회담 공동 성명의 원칙을 재확인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유일하게 북한이 서면으로 핵무기 프로그램 완전 폐기를 약속한 것"이라며, 또 "이는 미국이 북한을 핵 또는 재래식 무기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안전 보장 주장을 반복한 가장 최근의 성명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중국, 러시아, 한국 등 다른 관련국들도 이런 원칙의 재확인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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