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민주당, 비례후보 20명 발표...5~6석 확보 가능
"대통령의 입 김의겸·칼 최강욱, 김정숙 여사 절친 손혜원 다 모여"
진중권 "가지가지 한다...잘린 인물 마구 받아들이는 '잘린 민주당'"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정봉주 전 의원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이끄는 열린민주당은 20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대거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했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 2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남성 후보가 11명, 여성 후보가 9명이다. 이들의 비례 순번은 22~23일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열린민주당에 대한 최근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최대 상위 5~6번까지 21대 국회에 비례대표 의원으로 입성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6일 뉴스1과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 투표에서 열린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6.5%였다.

비례후보 명단에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포함됐다. 그는 2018년 서울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아 25억원대 서울 흑석동 재개발 상가 주택을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 작년 사퇴했었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민주당 예비후보로 전북 군산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출마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자 지난달 3일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불출마 입장을 뒤집고 공천을 신청한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공천을 받았다. 최 전 비서관은 최근 방송인 김어준씨와 만나 열린민주당 참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비례대표 후보 공직 사퇴 시한인 지난 16일 비서관직에서 물러났다. 최 전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을 지키겠다. 촛불을 지키고 역사를 지키겠다"고 했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도 공천장을 받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황 전 국장은 조 전 장관이 '취임 1호 지시'로 꾸린 법무부 내 '검찰 개혁' 부서인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단장을 맡았었다. 이 밖에도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손 의원의 보좌관을 한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안원구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강민정 서울시교육청 혁신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조혜영 전 여성신문 편집국장 등이 공천 명단에 올랐다. 변옥경 전 세월호유가족트라우마치유센터장, 김종숙 한국복지진흥원 이사 등도 포함됐다.

열린민주당은 당원들로부터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받은 뒤 지도부가 이들과 접촉해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명단에 든 인사 모두 스스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의미다. 열린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의 '입'(김의겸)·'칼'(최강욱), 김정숙 여사의 '절친'(손혜원)이 모두 여기 있다"며 "'문심(文心)'이 어디 있는지 분명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열린민주당'이 자격미달, 공천에서 잘린 사람들을 마구 받아들이고 있다며 "열린이 아닌 '잘린'민주당이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린민주당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 등이 합류했다는 소식을 전한 뒤 "가지가지 한다"며 "열린민주당은 자격미달 후보들에게 '열린' 민주당으로 한 마디로 '잘린민주당'"이라고 했다.

그는 "(열린민주당에 입당한) 김의겸은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탈락, 손혜원은 역시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탈당, 정봉주는 키스미수로 탈락, 최강욱은 사문서위조로 기소, 그밖의 인사들은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 즉 '잘린'사람들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어차피 이들은 총선 후에 모두 민주당으로 복귀할 것이고 (그들도) 벌써 공언까지 하고 있다"며 "결국 유권자들 눈에 안 차는 후보들을 우회해서 다시 받아들이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천에서 떨어진 후보들을 패자부활전 시켜주는 정당은 처음 봤다"며 "변변한 견제세력이 없으니 막 나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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