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한 명의 저명한 의사가 바이러스의 존재를 밝혀냈음에도 中 정부는 다른 독재 국가들처럼 그런 목소리를 묵살했다”
페루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바르가스 요사, 페루·스페인 매체에 칼럼 기고...‘우한폐렴’ 관련 정보 투명하게 공개 않는 中에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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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사진=연합뉴스)

페루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83)가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였다면 ‘코로나19’(일명 ‘우한폐렴’)의 대유행 양상은 다르게 전개됐을 것”이라며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칼럼을 현지 매체에 기고해 이목을 끌었다. 요사의 칼럼이 공개되자 주(駐) 페루 중국대사관은 요사가 ‘편견에 찬 의견을 퍼뜨리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스페인 ‘엘 파이스’와 페루 ‘라 레푸블리카’에 기고한 칼럼에서 요사는 “중국이 독재 국가가 아니라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였다면 현재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적어도 한 명의 저명한 의사가, 어쩌면 여러 명의 의사가, 시간이 충분한 단계에서 이 바이러스(코로나19)의 존재를 밝혀냈음에도, 중국 정부는 그에 대응하는 조처를 하는 대신, 다른 모든 독재 국가들처럼 정보를 숨기고, 그런 목소리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페루의 정치인이자 언론인이기도 한 요사는 지난 201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또, 지난 2002년 영국 타임스지(誌)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인간 세상의 근본적 대립을 드러내지 않는 위대한 문학 작품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으며 지난 2009년 AFP와의 인터뷰에서는 “글쟁이는 동상처럼 입을 다물어서는 안 된다”고 했을 만큼, 사회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부터 일명 ‘우한폐렴’으로 알려져 있는 중국발(發) ‘코로나19’(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와 련해 중국 당국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중국 측은 매우 거세게 반발했다.

주(駐) 페루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이것이 자의적인 중상모략이나 오명(汚名)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며 “공인으로서 아무런 목적도 없이 무책임하고 편견에 찬 의견을 퍼뜨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 페루 중국대사관 측은 또 “(요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에서 온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불확실한 주장이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까지 이 바이러스의 근원을 파악하지 못 했다”는 표현으로 본국의 입장을 대변했다.

한편, 중국 후베이성(省) 우한시(市)에서 의사로 활동한 고(故)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를 처음으로 당국에 보고하고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그 위험성을 알렸지만, 중국 당국은 “허위 정보를 퍼뜨려 민심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이유로 리원량과 동료 의사 7명을 소환해 자신들이 잘못했음을 인정하는 자술서를 쓰도록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대규모로 일어나자, 이같은 일이 일어난 지 불과 한 달여 만인 지난 1월 말, 중국 당국은 리원량에게 사과했다.

지난 1월8일부터 발열 증세를 보인 리원량은 지난 2월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그로부터 6일 후인 지난 2월7일 기관 쇠약에 의한 심정지로 사망하고 말았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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