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핵 연료나 폐기물 처리에 사용되는 물질 운반 가능성 있다”

지난해 10월 영변 핵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강변에서 굴착작업과 차량들 움직임이 포착됐다(VOA)
지난해 10월 영변 핵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강변에서 굴착작업과 차량들 움직임이 포착됐다(VOA)

북한 영변의 핵 시설에서 특수 궤도차가 사라지고 차량들이 이동하는 등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통해 영변 핵 시설에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위성사진은 지난달 19일과 26일에 촬영된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19일까지 선로에 있던 특수궤도차가 26일 사진에서 사라진 것이다.

특수 궤도차가 사라진 곳은 영변 내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약 0.5km 떨어진 지점이다. 주변에는 작은 건물 두 채와 증기 파이프로 연결된 여러 개의 수직형 탱크가 있었다.

38노스는 “궤도차의 용도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핵 연료나 폐기물 처리 등에 사용되는 물질을 운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이들 궤도차들이 영변에서 화물을 적재했는지, 혹은 이미 출발지에서 화물을 싣고 왔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또한 38노스는 이들이 방사성 물질을 운반한다는 증거는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38노스에 따르면 궤도차들은 2002년부터 주기적으로 포착돼왔다. 영변 핵 시설 내 다른 곳에서도 일부 활동 정황이 포착됐다.

위성사진에는 눈이 쌓인 우라늄 농축공장 지붕 일부분이 녹아 있는 모습도 촬영됐다. 38노스는 이것이 건물 내에서 활동이 있음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붕의 눈이 녹지 않은 건물이라 하더라도 지속적인 활동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연료 부족 등으로 건물의 내부 온도가 낮은 수 있고, 열을 생성하는 기계들이 눈을 녹일만큼의 열을 내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38노스는 그밖에 5MW 원자로 주변을 비롯해 영변 핵 시설 곳곳에서 몇몇 트럭이 포착되는 등 이 시설이 여전히 가동 중인 흔적들이 위성사진에 나타났다. 38노스는 영변에서 최소한 낮은 수준의 활동이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영변 핵 시설에서 활동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8년 영변 핵 연료봉 제조공장에서 냉각장치 가동과 차량 이동 등 원심분리 농축 시설이 사용된 징후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주요 원자로 부품이 원자로 건물로 이전된 징후들과 구룡강 인근에서 추가적인 건설 활동이 관측됐다고 IAEA는 지적했다.

38노스 외에 다른 여러 매체들도 영변 핵 시설에서 차량과 트레일러들의 움직임을 포착해 여러 차례 전했다.

영변 핵 시설의 움직임과 관련한 정황은 민간위성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10월 핵 시설 인근 강변에서 대규모 굴착작업이 벌어지고, 특수 궤도차들이 한 지점에 모여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고 VOA는 전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VOA에 “영변 핵 시설이 계속 가동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움직임들만으로는 농축우라늄 생산 등 정확한 배경을 파악할 수 없다”며 “영변 핵 시설에 필요한 물질을 옮길 때 선로를 이용하는 만큼 정확한 상황을 알기 위해 궤도차의 이동을 따라가는 등의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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