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현지시간 4일 보도…"중앙서 외화난 우려 커져"
중·러·동남아·아프리카 등지로…외화과제 목표치는 낮춰

북한 정권이 최근 무역기관 간부들을 대거 외국에 내보내고 있으며, 지난해 말 소환됐던 중국 내 주재원들도 대부분 새로운 연간 무역과제를 받아 다시 중국으로 출국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현지소식통들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이런 정황을 보도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최근 평양에 본부를 둔 국영무역회사들에 연간 무역과제가 하달됐다"면서 "외화자금 확보를 위해 무역회사들이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에 무역일꾼들을 서둘러 파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작년 말까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여러 나라에 진출했던 북한 무역회사들이 상당수 철수했다. '무역일꾼'들의 철수로 당자금을 맡고있는 대성총국과 대흥무역, 칠성무역 등 외화벌이회사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중국에 진출했던 외화벌이 회사들이 대거 철수하면서 중앙에서 외화난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무역이 막히면 조선노동당의 자금은 물론 당 간부들 생활에도 심대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그러나 "최근 중앙에서 외화벌이 회사들에 올해 연간과제를 하달하고 해외진출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회사와 무역업종,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1인당 매달 평균 500~700달러의 외화과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평양의 또 다른 소식통은 "새로 파견하는 무역일꾼들에 부과한 외화과제 액수가 예년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중앙에서도 중국 등 외국에서 외화벌이 사업이 과거에 비해 어려워 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액수를 경감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요즘 무역기관 중에 가장 뜨는 회사는 '만수대해외개발회사'를 꼽을 수 있다"면서 "이 회사는 세계 각국에 유명작가들을 파견해 조각작품과 벽화, 기념비를 건설해주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회사"라고 말했다.

또 "만수대창작사 산하 만수대해외개발회사는 지난 기간 중국과 캄보디아, 앙골라, 말레이시아, 콩고, 모잠비크, 가봉, 이집트, 세네갈 등에서 각종 기념물과 벽화 등을 만들어 주고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수출이 크게 제한되고 있지만 만수대해외개발회사의 외화벌이는 제재대상이 아니어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미국과 유엔의 눈치를 보는 나라들이 많아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앞으로 기념물 제작으로 얼마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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